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상하이를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경제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보도, 김 위원장의 ''상하이 구상''이 경제개방을 위한 기반마련에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6일자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총진군을 다그치자''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김 위원장이 최근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당에 있어서 경제건설을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업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17일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는 발언이 북 언론에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김 위원장이 경제개혁과 대외개방에 적극 나서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금융과 정보통신 중심지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와 경제특구인 광둥성 선전시 등을 주요 방문지로 삼은 것도 이같은 김 위원장의 ''신사고''를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휴전선 근처인 개성에 남한기업전용공단을 조성하고 남측 기업의 투자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어 중국식 경제특구 방식의 개방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군부 실세와 당의 경제관료를 대거 중국방문에 대동한 것도 개혁.개방의 내부비판을 잠재우고 경제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