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부인하는 전문가들은 이제 거의 없다.

첨단기술주를 둘러싼 거품논쟁으로 지난해 주가가 폭락했지만 벤처의 자금줄인 코스닥시장의 중요성은 되레 더 부각됐다.

코스닥이 살아나야만 벤처 육성도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됐다는 얘기다.

코스닥의 성장성과 중요성이 돋보인 때문일까.

재경부(구 재무부)에서 공무원생활을 한 인물들이 속속 코스닥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을 운영하는 기관의 핵심포스트는 이미 이들이 장악했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의 강정호 사장,코스닥위원회(증권업협회 소속)의 정의동 위원장,증권업협회의 신호주 부회장 등이 그들이다.

3인의 ''재경부 동문''은 행정고시를 거쳐 재경부에서 국장이나 이에 준하는 직급까지 밟았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정 위원장과 신 부회장은 ''행시 동기생''이라는 인연까지 붙어 아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강 사장은 1999년 봄 코스닥증권시장(주) 사장에 취임했다.

또 1년후인 지난해 봄엔 정 위원장이 증권업협회로 왔다.

그리고 또 1년 남짓만인 지난해 12월말 신 부회장이 동참함으로써 새해 코스닥의 운영은 재경부 공무원출신 3인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3년전까지만 해도 증권업협회나 코스닥증권시장(주)에 재경부 국장급 출신이 자리를 잡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들이 선호할만한 ''조건''을 못갖추었다는게 주변의 해석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최근 2년사이에 코스닥의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재경부 동문이 모인 것이 아니겠느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이들 동문이 어떻게 코스닥행(行)을 결심하게 됐는지 그 배경에 대해선 사적인 영역으로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이들은 모두 증권업계 사장단 총회같은 합법적인 선임 절차도 분명히 거쳤다.

그러나 우연의 일치인지,코스닥의 운영에서 중요한 직책들이 재경 행정전문가들 일색으로 채워진 사실에 대해선 코스닥의 장기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할지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양홍모 증권2부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