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등국가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던 미국의 경제가 10년이란 최장기 성장과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장기호황을 구가할 수 있는 것은 정부 기업 소비자 노동자들의 꾸준한 개혁노력이 뒷받침됐고 또 미국인들의 기업가정신에 바탕한 벤처분야 종사자들의 노력 덕분이다.

특히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벤처기업의 부단한 생산성 향상 노력으로 굴뚝산업이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게 재편성되었고,이로 인한 자본시장의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일련의 선순환 효과가 계속된 것이다.

한마디로 최근 10년간 미국경제 장기번영의 기틀은 어떤 의미에선 벤처업계 불굴의 도전정신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주가 속락세 등으로 향후 미국 경제의 향방에 대해 일부 경제학자들 사이에 여러 가지 우려 섞인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보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점차 가라앉고 경제가 연착륙된다면 한국경제와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미국 경제의 이같은 분위기는 한국의 경제,특히 벤처분야엔 경영과 자본의 국제화를 실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최근 한국경제의 추세와 개혁 이슈를 놓고 미국내에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다소 비관적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뉴욕 월가의 시각이 비관 일색만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엔 여전히 달러가 넘쳐흐르는데,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미국 국내경기 냉각기조에 따른 새로운 투자대상을 물색하기에 부심하고 있다.

돈은 한곳에 고여있는 게 아니다.

장래성 있고 더 많은 이익을 낼만한 소위 이머징 마켓을 찾아 끊임없이 나돌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머징 마켓이라지만 이런 저런 요인을 따져 볼 때 현실적으로 투자할만한 대상국은 싱가포르 홍콩 한국 정도밖에 없다는 게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한마디로 한국에 들어갈만한 조건만 갖춰지면 지금이라도 돈을 싸들고 달려가겠다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이는 거꾸로 말해서 한국경제와 기업들이 투자처를 찾는 이들 달러를 유치해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 말도 된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등 해외투자자들의 이런 분위기를 고려, 어려운 여건이지만 국내 중심 시각에서 좀더 적극적인 비전을 갖고 세계를 염두에 둔 경영계획과 자본조달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벤처기업도 마찬가지다.

벤처위기론이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 마켓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자금조달·마케팅·전략적 제휴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서울에서 열렸던 ''한민족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2000(INKE2000)''행사는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현지에서 자리를 잡은 1.5∼2세 교포들은 유능하다.

그들은 미국내에서도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

이민 1세대인 부모세대와 달리 언어와 문화적 문제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

이들 성공한 교포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 해외 자금유치나 해외 시장진출에 그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한민족도 교포와 본국인이 긴밀하게 연결되면,전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유태인 경제네트워크나 중국인 네트워크 못지않은 ''한민족 경제네트워크''를 실현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이 본국에서만 이루어 지는 게 아니다.

해외현지에서도 새로운 교포사회상을 만들어 고국의 경제인과 교류하며 네트워크의 한 축을 형성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미 한국상공회의소도 올해 들어 부설기관으로 미국 벤처업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벤처자문단을 설립하고 회원사 및 국내 벤처기업 종사자들을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이 전세계 교민사회로 확산된다면,국제화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민족간 경쟁에서 우리 한민족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나아가 세계경제를 선도할 디딤돌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

kochamny@worldnet.at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