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비중 1∼5위 종목이 모두 악재를 갖고 있어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매수세를 끌어 모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가비중 1위인 삼성전자가 D램 가격의 하락세 지속이라는 악재에 덜미를 잡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비롯 지수 관련 핵심블루칩이 각각 서로 다른 악재에 짓눌려 있다.

시가비중 2위인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IMT-2000 참여 가능성 등으로 향후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야기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의욕을 감퇴시키고 있다.

이달초 계열사인 SK글로벌의 사옥 매입이 계열사 지원으로 비쳐지면서 외국인과 기관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

SK텔레콤과 함께 통신주를 대표하는 한국통신은 최근 사장이 전격 사퇴,향후 경영에 중대한 변화가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한국통신이 정부의 강요에 의해 IMT-2000사업에서 동기식을 채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 4위인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수익전망이 밝지만 민영화 지연이라는 해묵은 악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회 파행으로 한전 민영화 관련법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최근 한전 노조가 민영화 결사반대를 외치며 파업에 돌입,민영화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사상 최대인 2조원 규모의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는 포항제철 역시 악재에 노출돼 있다.

전세계적 경기하강 우려감이 대표적 경기민감주인 포철의 매수세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의 주가가 실적 등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매수 의욕을 감퇴시키는 악재들 때문에 쉽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주의 이같은 부진을 뚫고 지수 반등의 주도주로 나설 조짐을 보였던 은행주 역시 국회 파행에 따라 공적자금 투입이 늦어지면서 구조조정이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로 기력을 잃었다.

증권전문가들은 지수 관련 대형주와 은행주가 일단 상승 모멘텀을 잃어버린 만큼 당분간 개별 재료 종목으로 시장매기가 다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