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화이저,GM,셰브론,MCI월드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뭘까.

10억달러대의 순익을 내고도 세금을 내기는 커녕 거꾸로 세금환급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아낸 수완 좋은 미국기업들이란 점이다.

펩시는 지난 98년 16억달러에 가까운 순익을 올리고도 3억달러 이상의 세금환급을 받았다.

워싱턴에 있는 비영리단체 ''과세 및 경제정책기구''는 미국의 대기업 2백5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96~98년간 세금납부실적을 조사한 결과 41개 기업이 법인세를 한 푼도 안내거나 세금을 오히려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 41개 기업들은 이 기간 동안 총 2백59억달러의 순익을 올렸는데도 환급받은 세금이 32억달러나 됐다.

또 조사대상의 28%에 해당하는 71개 기업은 규정된 법인세율(35%)의 절반도 안되는 세금만 냈다.

이 기간 동안 조사대상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은 23.5%.그러나 정부가 거둬들인 법인세는 겨우 7.7%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로버트 맥큰타이어 팀장은 "기업들이 세금을 감면받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 감면수단으로 가장 애용되는 방법은 스톡옵션이었다.

미국 세법상 직원들이 스톡옵션으로 얻은 이익은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된다.

조사대상 2백50개 기업 중 2백33개사가 스톡옵션을 통해 2백58억달러의 세금을 면제받았다.

신경제의 스타기업인 시스코시스템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이 스톡옵션행사로 올린 이익이 회사 순익을 상쇄하는 바람에 법인세를 한푼도 안냈다.

GE는 ''감세(減稅)권 임차''란 독특한 기법을 동원해 ''세금감면 혜택 1위''에 올랐다.

GE는 세금감면을 더 받을 수 있지만 감세 상한선에 걸려 더 이상 혜택받지 못하는 기업들로부터 세금감면 초과분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감세규정을 최대한 활용했다.

여기에 스톡옵션 기법까지 동원,96~98년 사이 총 69억달러의 감세혜택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약 2백58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세금은 21억달러만 냄으로써 법정세율의 4분의1도 안되는 8.1%의 세율을 적용받았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GE가 일종의 탈세를 한 셈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