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주룽지(朱鎔基) 중국 국무원총리간의 18일 회담은 그동안 경제 통상에 집중됐던 한.중관계를 ''전면적 협력관계''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회담에서 중국은 김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국 보험시장에서 한국 보험사의 영업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한국 보험사중 1개사가 중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중국보험당국이 내세우는 영업조건을 충족시키는 한국 보험사로는 삼성화재가 유력시된다.

이번 회담에서 두 사람은 중국 정보통신분야의 핵심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사업에 한국 업체의 참여를 적극 지원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외에 우리측은 중국내 완성차 생산, 고속철도 및 원전건설 등에서의 양국간 협력 방안을 제안했고 중국측은 환경 첨단기술 석유화학 석탄 철강분야에서의 협력을 제시, 양측이 대부분의 사안에서 합의를 이뤘다.

이와함께 김 대통령과 주 총리는 양국간 문화.사회적 교류의 확대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양측이 한중 수교 10주년이자 한국의 월드컵 개최해인 2002년을 ''한.중 국민교류의 해''로 지정키로 합의한 것이나 93년 이후 매년 40명씩 양국간 청소년 교류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한 점, 오는 2001년 3월부터 한.중간 항공운항을 추가로 주 1백28회 증편키로 합의한 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양국 외교부장관이 범죄인 인도조약에 서명하고 이 조약의 조기발효를 위해 상호 노력키로 한 것도 양국관계를 한 차원 높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경제.통상 협력의 강화에 대해서도 양국간 견해차가 없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양측은 이런 제반 합의사항을 실천할 기구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기존의 ''한.중 산업협력위원회''와 이번 회담에서 설치키로 합의한 ''한.중 민관합동 투자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양국간 무역확대를 통해 한.중 무역불균형을 개선키로 하고 외교통상부와 중국의 대외무역경제합작부간 상시 협의체제를 가동키로 한 것도 이번 회담의 큰 성과로 꼽힌다.

회담에서 중국측이 강조한 사항은 ''서부대개발사업''의 한국측 참여였다.

고비사막 때문에 동북아 지역의 황사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이 일대를 산림지역으로 바꾸기 위한 대대적인 역사에 우리 정부가 적극 참여해 달라는 것이 중국측의 요구였고 우리측은 향후 5년간 총 5백만달러 규모의 조림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은 이밖에 장기적인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양국 기업인 전직관료 학자 등이 포함된 21세기 한.중 경제협력연구회를 구성키로 했으며 한.중.일 3국간 경제협력 증진방안의 공동 연구를 위해 조속한 시일내에 3국의 국책연구기관장 회의를 개최한다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