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노벨상 수상의 가장 큰 공적이 김 대통령이 꾸준히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과 이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에 있는 만큼 이같은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지난 6월 김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 이후 급류를 타고 있는 남북관계의 진전은 이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거세다.

남북간 현안을 총체적으로 조율하는 장관급회담은 물론 특사회담 국방장관회담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군사, 경제, 사회.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긴장완화 및 협력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남북관계의 진전을 한단계 높여 주는 추진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노벨평화상 수상은 한반도에서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큰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김 대통령이 평화상 수상에 따른 부담을 어느 정도 가질 것이기 때문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대북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북한으로서도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문제를 삼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한쪽 당사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수상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북측이 챙기는 실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통령이 단독 수상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만큼 나름대로 북측에 대해 지속적인 대북지원 등의 ''성의표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또 남북관계가 잘 진행되면 북.미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고 테러국 지정해제 등으로 북한이 정상적인 대외관계를 형성하면 김 국방위원장의 평화상 수상여론이 조성될 수도 있다.

고 교수는 "북.미관계 개선과 함께 한반도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이 되면 김 위원장도 노벨평화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 조명록 특사의 방미 결과 발표된 북.미 공동성명에서 양측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4자회담 등 여러가지 방도를 모색키로 한 것은 이같은 관측이 단순한 기대차원을 넘어서 실현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으로 한반도 및 한반도를 둘러싼 화해.협력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