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천안과 아산 일대 8백90만평이 신도시 우선개발 대상지로 선정됐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에도 현지 부동산시장은 잠잠하다.

천안에서 아산으로 연결되는 21번 국도 주변에 있는 20여개 중개업소중 3분의1 정도는 문을 닫았다.

문을 연 곳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판교와 화성중부 일대가 개발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아산시 배방면 천일공인 김근수 사장은 "지난 3일 동안 걸려온 문의전화라야 고작 3통뿐이었다"며"신도시로 확정돼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오기 전까지 부동산 시장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도 이 지역이 실제로 신도시로 개발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배방면에 사는 김수인(56)씨는 "개발설이 이미 7년 전부터 나돌았지만 지금까지 변한 건 별로 없다"며"이번엔 정말 되기는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어디가 개발되나=현지 부동산업계에선 경부고속철도 천안역사 주변이 신도시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청남도가 아산시 배방.탕정.음봉면과 천안시 불당동 일대 8백86만평을 2016년까지 인구 17만5천명을 수용하는 저밀도 전원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이미 수립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지난달 20일 도건설종합계획심의회에서 이같은 개발계획을 의결하고 29일 확정 고시했다.

2003년 개통되는 역사주위를 중심상업지역으로 개발하는 것과 함께 대규모 민간자본을 유치,이 지역을 아산만 광역권을 지원하는 자족형 전원도시로 만든다는게 계획안의 주요 내용이다.

충남도 주택도시과 관계자는 "예산부족과 민자유치의 어려움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만으론 이같은 개발계획을 실천해 나가기 어려운게 사실"이라며"신도시 우선개발 대상지로 확정되면 중앙정부의 지원을 통해 당초 도가 계획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쳬계적인 개발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동향=신도시 우선개발 대상지 선정 발표 이후에도 문의전화는 손에 꼽을 정도다.

투자자나 땅 주인 모두 현재로선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이 지역이 신도시로 확정되지 않는 이상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 시세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고속철 천안역사와 가까운 배방면 장재리의 논값은 평당 40만원선이다.

3년전에 비해 5만원 정도 오른 가격이다.

21번 국도 남쪽 휴대리 논은 평당 20만원선에서 거래된다.

세교리 논은 평당 10만원이면 매입이 가능하다.

<>투자전망=투자유망지로 속철 천안역사와 인접한 장재리 매곡리 호산리 등이 꼽힌다.

신도시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이들 지역은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현지 부동산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 아산과 천안의 경계인 천안시 신방동 쌍용동 등도 개발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현지에선 보고 있다.

천일공인 김근수 사장은 "이들 지역은 그동안 시세 변화가 거의 없었던 만큼 개발계획이 구체화되는데 따라 신도시후보지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땅값이 단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산=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