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2년 3월까지 난지도에 퍼블릭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서울시의 계획이 시민단체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6일 서울시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시민단체 대표들을 녹색서울시민위원회로 끌어들여 반발을 잠재우려던 서울시의 계획이 차질을 빚어 난지도 골프장 조성사업이 벽에 부딪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서울시·기업·시민대표로 구성된 서울시 환경관리실 산하 녹색서울시민위원회(녹색위)의 위원직을 사퇴하고 난지도 골프장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 최열 사무총장,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환경정의시민연대 유재현 대표 등 녹색서울시민위원 22명은 이날 강홍빈 부시장에게 위원직 사퇴서를 전달하고 난지도의 골프장 건설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난지도를 하루 5만8천명이 방문해 즐길 수 있는 가족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가 3백80억원이나 들여 하루 3백명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골프장을 건설하려 한다"며 "환경·시민단체들과 함께 골프장 건설 저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녹색위의 자문을 받도록 돼있는 조례까지 어기는 관료적 발상에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은 한국골프장사업협회의 서울시에 대한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오는 17일 난지도를 가족들과 함께 방문,이 지역을 국가적인 환경보호지역으로 선포키로 했다.

서울시의 최광빈 조경과장은 "검토위원회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때까지 서울시는 잠정적으로 사업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라며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찾는 시민이 하루 3백여명에 불과한 실정인 점을 감안하면 난지도 역시 가족공원으로 조성할 경우 이용률이 저조할 것"이라며 시민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녹색위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분야별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검토위원회를 별도로 구성,골프장 건설문제를 1개월간 논의키로 결정한바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