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4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4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약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을 상대로 A4용지 200여쪽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이날 새벽까지 김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사령관은 전날 오전 9시 4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출석해 약 14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 25분께 공수처 청사를 나왔다. 조사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까지 이뤄졌지만 약 2시간 동안 조서를 열람하는 등 진술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의 조력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최고 지휘관인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무마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채상병 사건 조사를 맡아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려던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고 격노했다는 말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에 대한 조사에 이어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과 29일 이번 의혹의 핵심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두 차례 조사하고 지난 2일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소환하는 등 주요 피의자를 연달아 조사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