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도쿄에서 폐막된 제2차 한·일 문화산업 투자설명회에 대한 한국 정부와 인터넷기업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개막식에는 바쁜 일정을 쪼개가며 서울에서 날아온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일본 통산상과 나란히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한국 인터넷기업들의 감춰진 실력을 일본에 소개하는 한편 보다 많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행사답게 박 장관은 부지런히 문화세일즈를 펼치고 기업인들은 피로를 참아가며 온종일 행사장을 지켰다.

정성을 쏟은 덕인지 행사장에는 3일동안 1만5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참가기업들도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

인터넷방송 인큐베이팅업체인 ''디투비''는 일본 벤처허브사로부터 10억엔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영화및 애니메이션업체인 ''싸이더스''는 제작비 50억원 규모의 한·일합작영화를 찍기로 재일교포 극단 ''신주쿠 양산박''과 현장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자금 유치와 콘텐츠 판매를 위해 후속 절차를 조속히 진행키로 일본업체와 합의한 참가회사들도 상당수에 달했다"며 주일 대사관과 행사주관 업체들은 만족스러워했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중에는 세가,나무코 등 일본의 대형 게임기회사와 게임소프트 유통업체 관계자들도 많았다.

일본업체들은 특히 애니메이션 콘텐츠와 멀티미디어 솔루션등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하지만 행사주관업체의 한 고위임원은 "이번 설명회가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지만 더 큰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특히 "아무리 인터넷벤처라 해도 패기와 꿈만 갖고 일본시장을 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벤처자금이 손안에 들어올 것 같아도 비즈니스매너와 상품 품질에 대한 신뢰,그리고 언어소통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이라며 "판로개척과 자금유치의 성과를 높일 공동마케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인터넷 벤처기업이 성공할 확률로 본다면 일본은 한국의 반의 반도 안된다.철저한 조사와 대비가 절대 필요하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