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컨벤션산업은 교역규모에 비춰 크게 낙후돼 있다.

한국은 지난 97년 95건의 국제회의를 개최, 처음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1%를 기록했으나 98년은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대폭 감소, 58건으로 세계 35위에 머무르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상대적으로 국제회의산업이 앞선 일본, 싱가포르, 중국은 물론 태국과 필리핀에도 뒤지는 9위에 머무르고 있다.

또 서울은 97년 70건에 비해 98년 대폭 감소한 43건의 국제회의를 개최, 세계 순위에서도 37위로 떨어졌다.

88년 서울올림픽과 93년 대적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한 때 관심이 고조됐었으나 이후 침체가 이어졌다.

지난 96년에야 비로소 국제회의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질 정도로 무관심이 계속됐다.

<> 문제점 =국내 컨벤션 산업이 이같은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다양한 회의, 전시, 이벤트 등 복합적인 대규모 컨벤션을 유치할 수 있는 전문 컨벤션시설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대부분 특급호텔에 부속된 시설과 공연장, 전시장, 체육관 시설 등이 필요에 따라 변형돼 사용되고 있다.

코엑스를 제외하고는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할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체재비용이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부류에 속하는 단점도 한 몫하고 있다.

세계 1백대 도시중 서울은 12위, 특히 호텔 식비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비쌀 정도다.

만성적인 호텔객실 부족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특급 호텔이 아닌 경우 외국인이 이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관련 서비스산업이 취약하다는 점도 국제회의 유치활동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중 하나다.

컨벤션산업은 전시관련 산업외에 관광과 레저, 호텔을 비롯한 숙박,유흥, 교통, 연회 등이 결합된 종합산업이다.

이와함께 전문인력의 절대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컨벤션에 대한 역사가 짧고 체계적인 연수제도와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밖에 컨벤션의 성공적 유치와 개최, 운영, 참가자 유인, 관련 정보및 서비스 제공을 총괄하는 컨벤션 전담기구가 없다는 점도 컨벤션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미국은 공익법인으로서 전담기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도 국제관광진흥회(JNTO)의 국제 컨벤션유치센터를 통해 관련 산업의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독일과 싱가포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른 산업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지역 컨벤션산업이 낙후된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타지역의 국제회의 개최건수 비중은 96년 23%, 97년 25.4% 등 4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대다수의 행사를 소화해내고 있다.

<> 육성방안 =전문 컨벤션센터의 건립은 지난 5월 아셈컨벤션센터가 완공된데 이어 대구, 부산, 제주 등 지방자치단체별로 컨벤션센터를 추진하고 있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컨벤션의 유치, 기획, 준비, 개최, 운영 등 관련업무를 담당할 전문인력의 양성과 컨벤션 유치를 전담할 유치사무국(CVB) 등의 설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국제회의 전문용역업(PCO)를 비롯한 관련인력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국내외 연수를 활성화하고 해외전문가를 초빙,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