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의 72%가 스스로 노인이라 생각하지 않고 56%는 노인으로 불리는 것조차 싫어한다. ''노인은 잔소리가 많다'' 내지 ''노인은 옛날얘기를 좋아한다''는 통념도 못마땅하다.95%이상이 남자도 집안일을 할수 있으며 89%는 딸이 부모를 부양해도 괜찮다고 여긴다"

최근 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60∼84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다.

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지난 2월 전국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몇살쯤 노인이 되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65세이상은 돼야 한다''가 66%를 차지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거니와 우리사회 노인들의 의식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실제로 요즘 회갑잔치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칠순잔치도 마다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다.

노인들의 특징은 자기중심적이고 변화를 못받아들이며 융통성이 적은 것이다.

이때문에 나온 ''노인 십계명''도 있다.

''취미를 살린다,푸념하지 않는다, 자신이 틀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정하고 유쾌한 사람이 된다, 노인이라는 게 직위나 자격이 아니라는 걸 안다,돈에 집착하지 않는다'' 등이 그것이다.

이를 지키자면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있고 시간활용을 잘하는 게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이든 취미든 은퇴 후에 할수 있는 것들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회사인간 일색이던 일본에선 근래 50대 직장인들 사이에 퇴근 뒤 기술을 배우는 게 유행이고 주부들 가운데서도 점자책 읽기등 자원봉사를 위해 필요한 훈련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현역생활 짬짬이 그림그리기나 목공등 노년의 소일거리 방법을 습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지금처럼 아무 대책 없이 50대중·후반에 정년을 맞은 뒤 20∼30년동안 할일 없이 지내게 되는 상태에선 마음만 젊어선 소용없다.

무병장수는 인간의 소원중 하나지만 무료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의 수명연장은 축복이 되기 어렵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서 나아가 세상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자신을 계발하려는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때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누릴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