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 대천실업(주) 전무 / 經博 >

일본은 우리에게 최상의 무역상대국으로서 서로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넌 제로섬(非零和)'' 게임의 파트너다.

그러나 수십년간 고질적으로 내려오는 대일무역적자는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 적자의 대부분은 자본재 부품 소재 수입에 의한 것이다.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대일 무역적자는 61억달러였다.

98년 46억달러는 물론 99년 82억달러의 74%를 넘어섰다.

교역규모에 대한 무역적자 비율도 98년 15.9%, 99년 20.5%, 금년 6월까지 23.7%로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대일 수출은 99년 1백60억달러로 93년보다 비율에서 연평균 5.4%, 금액으로 43억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일본의 수입 수요 요인이 34억달러, 상품구성요인이 17억달러인 반면 우리 상품 경쟁력 강화에 의한 수출액은 도리어 7억달러 감소됐다.

이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에 의한 증가율 9.9%에 훨씬 못미치는 수치다.

우리는 일본과 지리적.심리적 거리에서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일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수출경쟁력 약화, 생산력 저하, 그리고 자본재 부품 소재의 국산화 지연에 의한 수입증가가 큰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본재 부품 소재 수입이 주원인인 대일 무역적자가 상반기만 61억달러라니 전체 무역수지 흑자 관리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게 사실이다.

특히 열악한 연구개발 투자가 우리의 숙원인 자본재산업의 국산화 계획에 크게 차질을 주고 있는 것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여러 가지 국제적 변수에 맞물려 있는 어려운 경제 현실을 감안, 우리의 대일 무역적자 해소책을 몇가지 제시한다.

첫째 벤처산업의 퇴출기술인력을 자본재 산업의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입시켜야 한다.

그래야 유능한 인재들을 구하며 국산화 계획을 앞당길 수 있다.

둘째 정부가 ''자본재 부품 소재개발 연구단지''를 각 산업 공단에 두고 우수한 기술인재(Technocrat)들을 채용해 국산화 연구개발에 전념토록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연구 실적고과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실시, 기술건당 포상금을 지불한다.

셋째 연구개발 투자를 공기업 및 민간기업 매출액의 5%를 지출하도록 권장하고, 이를 초과 달성하고 연구실적이 우수한 기관 또는 업체에는 법인세 또는 소득세의 일정액을 감면해 주도록 하는 것도 국산화 촉진의 한 방안이다.

넷째 자본재 산업은 우리의 취약산업이다.

규모로 보나 특성으로 보나 유망 중소기업이 맡아야 한다.

그러므로 기술력과 창의성은 있으나 담보력과 자금력이 없는 우수 중소기업에 장기 최저리의 ''자본재 산업 육성자금''을 특별회계에서 대량 방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한다.

다섯째 대일 무역적자 해소의 정공법으로 대일 수출의 적극적 공략이다.

경쟁력이 취약한 1차산업 제품 등의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침투해 들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의한 제품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