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 전문위원 >

뉴 밀레니엄,즉 새 천년의 시작점이라 하여 온 세상 사람들이 큰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맞았던 2000년도 절반이 지나갔다.

그런데 실제로 지내놓고 보니 연초 기대가 너무 컸던 것으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증기기관과 전기에 이은 "제3의 산업혁명",즉 정보 및 유전자혁명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두려움으로까지 변질되고 있다.

"밀레니엄 대박 사업"에 대한 기존의 신념들은 지난 반년 동안 거의 다 퇴색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노다지"를 찾는 기업가들의 탐색작업은 이제 원점에서 새로 시작되고 있다.

<> 지난 반년의 성적표와 미래 전망 : 제3 산업혁명 전사들의 총체적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연초 4천여 포인트에서 출발,지난 3월엔 5천 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원점으로 뒷걸음질 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인터넷 판매업체들 가운데 현 주가가 상장가격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80%가 넘는다.

연초이래 미국 닷컴 업계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5천4백명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사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사는 인터넷 유통회사들이 내년 말까지 대부분 경영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사는 영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들 28개 중 25개가 내년 8월까지 파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던 한국의 코스닥도 현재 연초의 60% 수준,그리고 3월 최고점과 비교해서는 절반 수준으로 후퇴했다.

특히 우선주 중복계산을 제하고 제대로 계산하면 사실상 연초의 3분의1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1등"이라 해서 다르지 않다.

인터넷서비스와 온라인미디어의 세계 1인자인 <>아메리카온라인의 주가는 최근 최고가 대비 54%로,소프트웨어 업계의 최강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64%로,인터넷 포털계의 선두주자 <>야후 주가는 48%로,인터넷 유통업계의 1인자 <>아마존 주가는 33%로 하락했다.

심지어 인터넷 장비업계의 독보적 존재인 시스코 시스템즈 주가도 25% 이상 떨어졌다.

바이오테크놀로지도 다를 바 없다.

게놈발표의 주역,셀레라 주가는 3분의 1로 내렸다.

EDS,컴퓨터센터,WM데이터 등 정보기술 서비스업체들 주가도 40~70%씩 하락했다.

통신업과 케이블TV업,그리고 광대역 통신서비스의 세계 최강인 AT&T 주가도 "절반"이 됐다.

연초만 해도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던 "비즈니스 모델"들이 한결 같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메이커들은 인텔의 54% 주가상승을 필두로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e비즈니스 컨설팅의 최강자인 IBM은 지난해 앤더슨 컨설팅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컨설팅업체로 부상했다.

아울러 TV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하드디스크에 녹화해 주는 개인비디오리코더(DVR,또는 PVR)메이커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인정받아 각계의 투자가 쇄도했다.

<> 헛물켠 새천년 대박의 다섯 유형 : 지난 반년의 첨단기술업계 실적에서 우리는 신수종 사업들의 수익성에 관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교훈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첫째 인터넷TV처럼 초고속 광대역 통신망을 필요로 하는 사업은 수익 내기 힘들다.

이는 아직 광대역 통신기반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둘째 포털과 같이 인터넷상의 광고를 수익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수익 내기 힘들다.

이는 인터넷 광고가 별 효과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인터넷상에서의 도.소매업은 수익 내기 힘들다.

이는 물류비가 워낙 많이 들기 때문이다.

넷째 PC내장 TV카드라든지,TV로 인터넷을 보게 해 주는 셋탑박스 등 PC와 TV를 통합하는 것과 관련된 사업은 수익 내기 힘들다.

이는 PC와 TV는 기술표준도 다르고,사용자의 마음자세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초 스티브 잡스 애플 컴퓨터 회장도 강조한 내용으로서 결국 그의 말대로 됐다.

다섯째 디지털TV 단말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이는 27인치 이하 TV에선 화질 차이가 거의 없는 데다,세계적으로 기술표준이 통일되지도 않았고,값도 비싼 상태에서 볼거리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