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기업이 설비투자나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돈을 회수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져 앞으로 자금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양증권이 1백60개 코스닥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운전기간(투자자금을 회수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98년 86일에서 지난해 1백10일로 크게 늘어났다.

운전기간이 이처럼 길어진 것은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상매출 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양증권은 설명했다.

유영국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운전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은 벤처기업이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나 운전기간이 길수록 기업의 현금흐름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어 그럴 가능성은 더욱 크다"며 "극단적으로는 흑자도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기업중 운전기간이 가장 긴 업체는 아펙스로 5백9일이나 됐다.

설비투자나 회사 운영자금으로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기까지 1년반 정도 걸렸다는 얘기다.

또 에이콘 (3백76일) 씨엔아이(3백43일) 웅진코웨이(3백15일)등도 운전기간이 1년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증권은 매출액대비 운전자본의 비중이 높은 업체도 현금흐름에 애로가 발생할 수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운전자본 비중이 1백%를 웃돈 기업은 옥션 씨티아이반도체 골드뱅크 아펙스 메디다스 인터파크 엠플러스텍 유일반도체 등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