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조문외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방의 적극적인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한.미.일간 3각 공조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김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의 조문이 주된 목적이고, 미국 및 일본 정상과의 회담 시간도 30분 가량에 불과한 약식이었다.

그러나 이날 만남에서 3국 정상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큰 틀에 완전한 의견일치를 봄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을 둘러싼 한.미.일 3국간 이견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특히 3국 정상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동북아 지역뿐 아니라 세계의 새로운 질서재편의 계기로 활용하며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하자는데 견해를 같이했다.

김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튼튼한 대북공조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양국 정상은 지속적인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남북한 관계를 비롯 북.미, 북.일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공조채널을 원활하게 가동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동북아 장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역사적 사건"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직후 필립 크로울리 미 백악관 대변인이 "대북 경제제재의 일부를 이른 시일내에 해제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데 현지 외교소식통의 일반적 관측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북한이 적극 협력할 경우 ''경제제재해제''란 선물을 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앞서 열린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동감했다.

또 한-미-일 3국의 공조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동북아 안보유지와 북한의 경제재건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이에대해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우방국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할 때 정상회담 이후 펼쳐질 동북아시아의 상황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