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e비즈니스 주도권을 잡아라"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인 포항제철을 비롯한 동국제강 현대강관 인천제철 한보철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철강 전자상거래망 구축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LG상사 SK상사 등 종합상사들도 세계적인 철강 포털사이트와 제휴전선을 구축,철강 e비즈니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앤더슨 컨설팅은 2005년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철강재의 40~50%가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까지 시간 노동력 문서작성에부터 모두 7백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t당 환산시 약 40억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했다.

이같은 효과 때문에 철강산업에선 다른 분야에 못지 않게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선점 전쟁이 치열하다.

특히 제조업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전자상거래망을 구축한 철강회사들과 유통망을 무기로 포털사이트와 제휴한 종합상사들의 주도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철강회사 단독의 e비즈니스에선 국내 철강물량의 70%를 공급하는 포항제철(www.posco.co.kr)이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58)은 "주방장 역할에 그쳐선 안된다. 직접 식당을 경영해야 주인으로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며 특유의 "e비즈니스 식당경영론"을 주창하고 있다.

철강제품을 남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팔지 말고 직접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온라인판매 역할까지 도맡아야 한다는 게 그의 "식당경영론"의 요체다.

유 회장의 이러한 철학으로 포철은 최근 세계유수 철강 인터넷 사이트인 메탈사이트(www.metalsite.com)와 미국계 이-스틸(e-steel.com),홍콩계 아이 스틸(isteelasia.com),일본 라이브스틸(livesteel.com)등의 동참제의를 거절했다.

메탈사이트의 경우 포철의 제품생산과 관련된 컨텐츠를 제공해 달라는 부탁이 함께 들어왔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철은 국내 종합상사들이 철강거래 사이트를 개설해도 포철이 직접 수출하기 어려운 동남아 국가 등 틈새시장만 활용할 방침이다.

포철의 기업간전자상거래(B2B)망 구축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류경렬 상무(53)는 "포철이 다른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자사 사이트를 통해 판매해 남기는 마진을 구매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포철은 내년 6월 원료구매-제품생산-출하판매 등의 업무를 완전 온라인화해 인터넷을 통해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고철을 원료로 쓰는 전기로업체인 동국제강은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1백원을 투자,모든 거래를 전자상거래화하는 e비즈니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강관은 올 하반기 e비즈니스와 같은 벤처업종의 창업 기금으로 사내에서 1백억원을 지원키로 확정했다.

이밖에 동부제강 인천제철 한보철강 다른 철강회사들도 e비즈니스 전담팀을 잇달아 발족시키고 있다.

정부는 2002년까지 철강업계를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수요업계와 전자거래시스템으로 연결시킨다는 업종별 전자상거래망 구축계획에 따라 관련작업을 한국철강협회에 맡겼다.

종상상사들도 외국 철강업체 또는 포털사이트와 손잡고 철강 e비즈니스선점 전쟁에 뛰어들었다.

삼성물산은 최근 미국의 카길과 스위스의 두페르코,룩셈부르크 크레이드아베다 등 4개사와 공동으로 철강부문 기업간(B2B) 전자상거래망(GSX)을 구축키로 합의했다.

당초 독자추진했던 철강거래 전문사이트인 트레이드스틸닷컴(www.tradesteel.com)은 아시아 지역내 거래 중심으로 가져간 뒤 추후 GSX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K상사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는 지난 3월 홍콩의 아이스틸아시아닷컴(isteelasia.com)사와 합작으로 철강분야 전자상거래 회사를 설립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종합상사는 가칭 엔스틸닷컴(n-steel.com)이라는 무역사이트를 상반기중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이스틸닷컴(e-steel.com)와 제휴협상을 진행중이다.

LG상사는 7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가칭 스틸라운드닷컴(steelround.com)설립을 위한 세부작업을 추진중이다.

종합상사 철강 사이트의 공통점은 철강제품의 무역거래에서부터 물류,금융,보험,제품검사 등의 원스톱서비스를 제공,기존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점이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