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은행합병 논의가 표면화된 가운데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이 기자간담회(22일)에서 "금융연구원의 합병관련 보고서를 참고할 수 있다"고 밝혀 이 보고서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장관이 언급한 보고서는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11월2일 미국 매킨지와 공동으로 작성한 "한국 금융시스템의 재구축 방안"이라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이 장관(당시 금감위원장)의 주문에 의해 생산된 것이어서 앞으로 합병구도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국내 은행이 <>2~3개 선도은행군(아시아지역 리딩뱅크, 전국적 종합금융서비스) <>전문은행군(기업금융 모기지 신용카드 등 특정서비스나 박리다매형 할인은행) <>소매금융은행군(전국규모 시중은행, 지방은행, 원스톱뱅킹)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도은행은 세계 1백위 안에 들고 무수익여신 비율이 2% 이하이며 ROA(총자산이익률)가 1% 이상,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5%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은행들이 처한 현실에 비춰 볼때 합병은 필수적이고 대대적인 부실채권(무수익여신) 정리가 시급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자산면에서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총자산 83조원)이 세계 1백13위 정도다.

세계 1백위권 은행은 자산 88조원, 50위권은 2백10조원에 달한다.

적어도 자산 1백조원 이상인 합병은행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또 ROA, ROE 요건을 충족하는 은행은 주택은행 뿐이어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다.

무수익여신 비율에선 11개 시중은행이 지난해 평균 8.4%였고 가장 낮은 하나은행도 4.4%였다.

주택(5.4%) 국민은행(6.4%)도 적극적으로 부실을 정리하지 않고선 건전한 리딩뱅크가 되기 어렵다.

결국 이헌재 장관은 국민 주택 등 우량은행이 중심이 돼 합병으로 덩치를 키우고 부실을 털어내 2개 정도의 리딩뱅크를 만들려는 정부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