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공개 총각파티가 열리고 있다.

샘터 파랑새극장에서 공연중인 극단 금병의숙의 "총각파티"(패티 차에프스키 원작 김혁수 연출).

결혼을 앞둔 순진한 총각을 위해 그 친구들이 파티를 벌여준다는 내용의 경쾌한 코미디다.

흔한 스트립 신은 커녕 야시시한 여배우조차 나오지 않는 "건전한" 연극.

제목만 보고 은근한 기대를 품었던 관객들은 실망할 지 모르지만 대신 시종 흐뭇한 웃음이 마음을 달래준다.

배경은 모고교 동창회.여자 손한번 잡아본 적 없을 듯한 갸리가 결혼을 한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동창회가 시끄러워진다.

찰스 윌리 릭 제이는 그를 위해 총각파티를 마련하고 파티장소인 찰스집에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좌충우돌 소동이 빚어진다.

결혼 권태기를 맞은 부부의 일상사가 폭소속에 공감을 자아낸다.

사이사이 "내가 니꺼야?난 어디든지 갈수 있어"등의 광고카피나 삼행시같은 대중문화 이미지를 적절히 배치해 재미를 더한다.

극은 배우와 관객이 코를 맞대고 교감할 수 있는 소극장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오밀조밀한 객석에서 배우가 튀어나오거나 관객을 모두 동창으로 설정해 몇명을 무대위로 초대하는등 관객을 극속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돋보인다.

한바탕 소동끝에 "그래도 우리 마누라가 최고"라는 갑작스런 봉합이 힘을 빼지만 보고난 느낌은 산뜻하다.

배우들이 입구에 서서 배웅해주는 것도 정겹다.

주머니에 토큰 두개뿐이거나 삶이 무지하게 슬픈(일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사람들은 무료로 입장시켜주는 등의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28일까지.

(02)763-8969

김혜수 기자 dearsoo@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