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발빠르게 내부개혁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보생명은 4일 이사회를 열어 현재 6만여명에 달하는 설계사를 연말까지 4만5천여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7일에는 김재우 사장과 최정훈 사장을 물러나게 하고 이만수 대표이사 사장 단일 집행체제를 구축하는 등 경영구조를 개편했다.

또 25명의 등기이사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은 후 5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계약직 형태로 고용조건을 바꾸기도 했다.

이같은 개혁작업은 교보생명 창립자(신용호)의 장남인 신창재 이사회 의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변화를 거부하거나 기회를 선점하지 못하면 망하거나 3류로 전락하고 만다는 위기의식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이기도 했다.

신 의장이 조직에 개혁의 칼을 들이댄 것은 교보생명의 최근 경영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게 보험업계의 관측이다.

지난해 결산 결과 삼성생명은 1998년보다 두배 가량 많은 2천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지만 교보는 1998년과 비슷한 5백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1위와의 격차가 확대된 셈이다.

여기에는 교보생명이 지난해 무리하게 외형 경쟁을 벌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부실한 보험계약이 늘었고 설계사 조직의 비효율성도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대우로 인해 수백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이 생겨나면서 내부적으로 경영에 대한 위기감도 커져왔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의 방향 및 시기는 적절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보생명 노조관계자는 "비정상적인게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도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튼 것은 현재의 보험업계 상황과도 부합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