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및 허리디스크 질환에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20%에 불과한데도 수술로 일거에 통증을 제거해보겠다는 욕심을 부리는 환자가 많다.

반면 비용도 들고 수술로 인한 통증과 후유증이 평생토록 남기 때문에 절대로 수술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적잖다.

아울러 디스크를 통증없이 제거한다는 수술법이 수십가지에 달해 전문지식없는 일반인이 선택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다.

허리디스크의 수술적 치료에 대해 이춘성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신원한 순천향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허리디스크 수술적 치료는 메스를 대는 관혈적 수술과 메스를 거의 쓰지 않는 비관혈적 수술로 나뉜다.

<>비관혈적 수술=환자들의 수술에 대한 공포감때문에 비관혈적 수술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것도 엄염한 수술의 하나로 통증이나 흉터가 적게 남는 반면 장기적 치료효과는 미흡한 단점이 있다.

비관혈적 수술은 주로 국소마취상태에서 실시되며 디스크의 가장 중요한 중심성분인 수핵을 제거함으로써 디스크내부의 압력을 줄여주는게 치료원리다.

압력이 감소되면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압력도 이차적으로 줄어들므로 간접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수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한 방법이 화학적 수핵용해술.

열대과일인 파파야에서 추출한 단백질분해효소인 카이모파파인으로 석회화된 디스크를 녹여내는 방법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공인한 치료지만 10만명중 50명정도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지금은 널리 쓰이지 않고 있다.

수술후 경과를 장기추적하면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거나 녹인 부위가 들러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김영수 영동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지난 84년부터 이 수술을 3천명에게 실시해 85.2%가 재발및 부작용없이 완벽에 가깝게 치료됐다며 시술의사가 어떻게 카이모파파인을 다루는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는 뉴클레오톰이라는 기계를 사용,문제가 생긴 디스크를 조금씩 빨아들이면서 자동메스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기계가 매우 안전하고 합병증이 거의 없으나 경미한 디스크에만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이 방법으로 치료될 환자라면 수술받을 필요성이 적다고 볼수 있다.

셋째는 고열의 레이저로 수핵을 제거하는 레이저 수술로 최근 인기다.

1990년대 초반에 소개돼 그동안 개인병원을 중심으로 많이 사용돼왔으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이춘성 교수는 "1997년 미국에서 발간된 권위있는 척추학 교과서들은 레이저 수술의 효과가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인 치료와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결론짓고 있다"며 "레이저디스크 수술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레이저수술은 수핵을 태워 없애 척추신경주위의 압력을 감소시킴으로써 임기응변적으로 통증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적용범위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레이저수술은 탈출된 수핵을 제거하는 효과가 수술적 치료보다 뒤떨어지며 척추관협착증 척추전위증(척추일부가 삐져나온 것) 골극(척추의 퇴행성변화로 일부가 가시처럼 삐져나온 것) 추간판석회화 등에는 적용할수 없다.

의사가 실수할 경우 레이저열로 환부와 인접한 조직 신경 혈관이 괴사되거나 탈수 있는 손상의 위험도 크다.

그러나 이를 시행하는 병원들은 " 어떤 레이저를 쓰고 의사가 레이저와 현미경 내시경 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술효과가 크게 차이가 난다"며 "최근에는 투과력이 1mm 미만인 홀뮴레이저를 사용하므로 조직손상의 파괴는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세현미경과 내시경을 이용한 미세침습적 수술은 국소마취만으로 1cm 미만으로 절개해도 수술이 가능해 통증과 흉터가 적다는게 장점이다.

현미경으로 환부를 확대시키면 보다 좋은 시야에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유연성과 굴곡성을 가진 내시경은 현미경보다 시야가 흐리지만 더 가까이 환부에 도달할수 있어 많은 양의 디스크를 제거할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많은 양의 디스크를 제거하고 확실하게 원인을 고치는데는 한계가 있다.

<>관혈적 수술=대부분의 대학병원 전문의들은 쭉 해온 관혈적 수술이 장기적으로 볼때 부작용의 발생률이 비관혈적 수술보다 훨씬 덜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비관혈적 수술은 일단 부작용이 생기면 아주 크게 난다는 것이다.

관혈적 수술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에 의한 정확한 진단,내시경 현미경 등 보조수술기구의 발전으로 예전에 보였던 통증이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