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대표적 ''바이오 칩''으로 꼽히는 마크로젠(대표 서정선).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3일 10만원을 넘었다.

이날 종가는 10만7천원.

지난 2월22일 코스닥에 등록돼 1만50원에 첫 거래된 뒤 한달 사이에 10여배로 뛴 것.

쉼 없이 상한가 행진을 지속한 결과다.

이 회사 주식의 액면가는 5백원.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따지면 주당 1백만원을 넘는 셈이다.

마크로젠의 현재 자본금이 16억원이니까 싯가총액은 3천5백억원에 달한다.

마크로젠의 ''주가 10만원 돌파''는 바이오 벤처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21세기 정보통신과 함께 초고속 성장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산업.

여기서 바이오 테크를 창출하는 벤처기업이 한국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한국의 바이오 벤처기업은 물론 아직 초기 단계다.

전체적인 기술수준도 선진국 대비 60~70% 수준에 머문다.

하지만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과 한국 벤처기업의 폭발력이 결합되면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바이오 산업은 한국 벤처의 새로운 활로로 지목되고 있다.

<> 왜 바이오 벤처인가 =바이오 산업이란 생물체의 기능을 이용하거나 유전적 구조를 변형해 제품을 만드는 모든 기술을 말한다.

이 바이오 산업이 부각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

우선 성장성이다.

미국 생명공학 벤처기업들의 연평균 성장률은 20~30%에 달한다.

발전 단계상 초기 단계지만 전산업을 망라해 최고 성장세다.

실제 미국의 경제전문기관인 DRI는 2000년대 바이오산업이 연평균 22%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통신 업체들의 성장률(약 10%)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빠른 성장속도다.

둘째 고부가가치성이다.

항암제 인터페론 1g의 가격은 금의 3백57배, 2백56메가D램의 14배에 달한다.

엄청나게 비싼 값이다.

마이크로젠이 만들고 있는 유전자 이식 실험용 쥐의 경우 마리당 가격은 5백만원.

그러나 원가는 1백65만원으로 판매가의 33%에 불과하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황금시장인 셈이다.

셋째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바이오 분야에선 특정 기술 하나를 개발하면 식품 자원 환경 농업 의약 해양 엔지니어링 등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밝히는 국제적인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단계에 진입하면서 관련 분야의 시장성은 더욱 밝아졌다.

<> 바이오 벤처 현황 =한국의 바이오 관련 기업은 모두 2백개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기업청 벤처넷(venture.smba.go.kr)에 등록된 바이오 벤처기업만 80여개사다.

바이오 벤처기업은 지난해 크게 늘었다.

98년까지만 해도 한 해에 10개사 안팎씩이 생겼지만 작년엔 무려 40개사나 설립됐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중 50% 정도는 신약 등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나머지는 <>농업과 식품(20%) <>의료기기와 시약(17%) <>화학과 환경(13%) 분야에 속해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효시는 지난 92년 설립된 바이오니아(대표 박한오).

생명공학연구용 시약을 개발하는 이 회사는 세계 각국에 34개 특허를 내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제4세대 유산균이라는 단백질 코팅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쎌바이오텍(대표 정명준)도 손에 꼽히는 바이오 벤처다.

서울대 유전자이식연구소가 모체가 된 마크로젠은 현재 DNA칩을 개발중이다.

인바이오넷(대표 구본탁)은 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들이 창업한 회사로 환경생명공학 분야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밖에도 이지바이오시스템(대표 지원철) 대성미생물연구소(대표 조항원) 등이 유망 바이오 벤처로 통한다.

<> 지속적인 투자 절실 =바이오 벤처가 떠오르자 정부는 물론 대기업 벤처캐피털들이 바이오 벤처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오는 2010년께 한국을 세계 6위권의 바이오 선진국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정부가 50억원을 출자하고 창업투자회사 등이 참여하는 바이오벤처 전문펀드를 조성할 계획.

최근 삼성이 5년안에 총 2조원을 바이오산업에 투자키로 한 것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도 바이오 투자 러시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는 아직도 미흡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인바이오넷의 구 사장은 "한국의 바이오 투자규모는 선진국들의 1백분의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은 지속적인 투자로 어느 정도 기술이 축적됐느냐가 관건이다.

바이오 산업이 "돈 먹는 하마"로 일컬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인터넷 비즈니스와 달리 대규모 장기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세계는 지금 디지털 혁명에 이어 바이오 혁명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더욱 깊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때다"(정명준 한국바이오벤처기업 협의회장)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