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없는 거리"로 시범 지정됐던 서울 종로와 송파구 백제고분로,동대문구 일부 지역에 다시 휴지통이 등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17일 이들 지역 가운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입구 등에 조형물 수준으로 디자인이 잘된 휴지통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종로구와 동대문구 등에서는 휴지통을 설치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휴지통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휴지통을 없앤데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아 꼭 필요한 일부 지역에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휴지통이 없는 거리"의 취지와는 달리 일부 시민들이 도로변과 골목길 등에 오물을 버려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일부 시민들이 담배꽁초 등을 버릴 곳이 마땅치 않아 길거리에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에 따라 지하철역 입구,버스 정류장,횡단보도 앞,공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휴지통을 둘 계획이다.

그 대신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단순한 박스형 디자인보다는 조형물 수준으로 아름답게 디자인한 휴지통을 만들기로 했다.

종로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관철동 등 종로2~3가 일대,동대문구는 청량리역 앞과 청량리 로터리 등 일부 지역에만 휴지통을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는 구 예산으로 오는 6~7월께 백제고분로에 휴지통을 설치할 것을 검토중이다.

"휴지통 없는 거리"는 지난 96년 5월 "휴지통에서 쓰레기가 넘쳐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종로 일대와 송파구 백제고분로 등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동대문구는 구 전체 지역에서 휴지통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길거리에 담배꽁초나 껌 등을 "슬쩍버리는 양심"때문에 휴지통 없는 거리를 시행한지 4년만에 관련정책이 뒷걸음질 칠 처지에 놓였다.

<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