睡起퇴窓看
수기퇴창간,

非冬滿地雪
비동만지설.

呼童急掃庭
호동급소정,

笑指碧天月
소지벽천월.

자다가 일어나서 창문 밀치고 내다보니 /
겨울이 아닌데 땅에 온통 하얀 눈 /
아이 불러 서둘러 뜰을 쓸라 하였더니 /
웃으며 손가락으로 중천의 달 가리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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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승창이 달을 읊은 시 영월이다.

당 이백은 침상머리에 휘영청 밝은 달을 보고 고향의 그리움에 젖어들고,
땅 위에 쏟아진 달빛을 서리로 착각했다.

그리고 당 왕건은 또 하늘 위에 뜬 달을 세상 사람 모두가 바라볼 것이지만
달은 항용 시름겨운 사람 마음에 더 시리게 비쳐든다 했다.

오늘 뜨는 새천년 첫 대보름달, 아무쪼록 온누리를 포근하게만 안으소서.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