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수기업과의 전략적제휴방식이 향후 공기업개혁의 모델케이스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중공업은 해외에 매각하거나 대기업에 인수시키기엔 부담스러운 기업.

이 때문에 정부는 미국의 GE와 영국의 BNFL(ABB-CE)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최대 25%의 지분은 이들 해외기업에 전략적 제휴방식으로 넘기고 증시에서
24%, 국내지배주주단에 26% 등을 매각, 상호견제토록 한다는 것이다.

한중은 GE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화력발전설비를 생산하고 GE에 납품도 하고
있다.

또 BNFL에 인수될 예정인 ABB-CE로부터는 원자력발전설비기술을 제공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과의 연계가 끊기면 한중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 판매
하기도 어려워진다.

정부는 이같은 기존의 기술제휴관계를 전략적 제휴로 격상시켜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높은 기술을 이전받고 선진 경영기법도 도입한다는 것.

GE와 BNFL의 입장에서도 한국의 발전설비시장을 유지하고 중국 등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수준과 공급능력을 갖춘 한중과의 연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업은 경영권장악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노조의 반발도
덜하다.

한국시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주주가 있는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한중의 전략적 제휴에는 한국적 특수상황도 감안됐다.

한국중공업은 98년말 현재 총자산이 3조8천억원을 넘어 국내에서는 4대그룹
외에는 인수할만한 기업이 없다.

그러나 정부는 대그룹이 한중을 인수할 경우 경제력집중이 심화된다는
비판을 우려한 나머지 아직 한중의 경영권을 누구에게 줄지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지배주주가 등장할 경우 GE와 BNFL가 견제토록
함으로써 투명경영과 경영선진화를 유도한다는게 정부의 복안이다.

정부는 한국중공업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주주들이 상호견제하는 기업지배
구조를 형성하는 동시에 해외의 선진기술과 경영기법도 도입하는 다양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