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일 개장한 사이버 정치증권 포스닥(posdaq.co.kr)이 정치인의
인기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부상하고 있다.

옷로비.파업유도청문회, 국정감사, 문건폭로전 등 굵직한 정치현안이 있을
때마다 국회의원들의 주가가 오르내려 네티즌들의 정치인 평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닥시장의 황제주는 단연 김대중 대통령 주식이다.

액면가 5천원에서 출발한 김 대통령의 주가는 한때 3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개장 이후 야당의 공세로 2위인 김민석 의원에게 1위자리를 단 하루만
내줬을 뿐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9월9일 세계 최초로 열린 제1회 정치인소수주주총회에서 베스트 6으로
뽑힌 김홍신 추미애 정동영 이해찬 맹형규 권오을 의원의 주가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차세대 지도자로 지난 11월초 백봉신사상 수상자 뽑힌 국민회의 김근태
부총재는 최근 10위권에 들어섰다.

지난 10월 국정감사때에는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도감청대책을
제시한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의 주가도 강세기조를 유지중이다.

포스닥 주가는 정치상황에 극히 민감하게 움직인다.

언론문건을 폭로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주식이 한때 전체 거래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남긴게 그 예다.

정형근 주가는 한때 <>거래량 1위 <>주가순위 최하위 <>액면가 이하 등
트리플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1월말 국민회의 한광옥 남궁진 의원이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되자 이들의 주가가 폭등한 것은 물론 한화갑 최재승
김옥두 윤철상 의원 등 동교동계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동교동계의 주가상승세는 3주 연속 계속돼 그들의 역활에 대한 네티즌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9월 옷로비 청문회 때에는 야당의원들의 질문을 가로막으며 비난한 국민회의
조홍규 한영애 의원의 주가가 하락했다.

네티즌들이 주가를 통해 의정활동을 심판한 것이다.

시민단체들의 국감모니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에게 국회를 활짝 공개한
김영진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의 주가가 30위권에 들기도 했다.

자민련 박태준 총재의 주가와 김용환 의원의 주가싸움도 관심거리였다.

탈당 발표 직전 김 의원의 주가가 박 총재의 주가를 잠시 추월했기 때문
이다.

''자신의 정치적 태도를 명확히 할수록 주가가 오른다''는 포스닥 주가의
법칙도 이때 생겼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기 위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합당해야 하며
김종필 총리가 여권의 새천년 민주신당의 총재가 돼야 한다는 이른바 ''JP
신당 총재론''이 제기되면서 김 총리의 주가는 단숨에 6위까지 오르는 기세를
보였다.

여기에 후임 총리로 유력한 박태준 자민련 총재의 주가까지 상승, 자민련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현상도 나타났었다.

이처럼 의정활동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포스닥이 내년에는 1부와 2부로
나뉜다.

현직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으로 구성된 1부시장과는 달리 2부시장은 16대
총선에 출마할 원외인사들로 구성된다.

16대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됨에 따라 포스닥시장은 2부시장
개장을 계기로 보다 활기를 띨 전망이다.

신철호 포스닥 대표는 "포스닥이 네티즌들의 정치인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며 "내년 1월 추진중인 김대중 대통령의 주주
총회와 2부시장 개장으로 네티즌들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 최명수 기자 m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