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는 22일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합당을 하지
않기로 하고, 내년 총선은 양당간 "협력"하에 치른다는데 합의했다.

김 대통령과 김 총리는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간
만찬에 앞서 단동 회동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박준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 김 대통령은 먼저 김 총리가 남미순방중에 기자회견등을
통해서 밝힌 "합당불가"입장을 확인한뒤 김총리의 의견을 존중해 합당하지
않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 말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합당은 않지만, 다가오는 선거가 정치안정에 중요한만큼
협력해 선거를 치른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김 총리의 뜻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합당을 하지 않는다는데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지난 7월 김 대통령과 김 총리간 워커힐 회동 이후 5개월간
끌어온 양당간 합당문제는 일단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그 대신 향후 공동 여당이 연합공천을 통해 내년 4월 총선에서 협력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초 이후 정치상황에 따라 2여 합당 논의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합당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김 대통령은 김 총리와의 단독회동이 끝난뒤 ''국민회의 자민련 국회의원및
원외간부 부부만찬''에 참석, "양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정국안정과 민주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공동 여당간 합당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설명한뒤 "양당이 5년동안 협력해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게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합당 논의를 계속하자는 일부 참석자들의 요청에 대해
"21세기를 향하는 길목에서 정국 현안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답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