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의 매취순은 순수하게 우리땅에서 재배된 우리 농산물을 우리의
기술로 완성시킨 한국 고유의 술이다.

지난 90년 첫 선을 보인 매취순은 신제품의 순조로운 진입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주류시장에서 탄탄하게 뿌리를 내려 숙성 연도가 가장 오래된
고급 국산술로 자리매김 했다.

매취순은 올들어 9월말까지 1천만병이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이상 증가했다.

외환위기 이후 주류시장이 크게 위축됐으나 매취순은 매년 큰 폭의 신장세를
이어가는 저력을 과시했다.

매실주 대중화의 주역인 매취순은 출시 10년만인 금년에 연간 매출 1천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취순의 역사는 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해는 피로회복 및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좋은 매실을 이용한 술 제조에
눈을 돌렸다.

79년에는 매실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남 해남에 13만평의
매실 농장을 조성했고 81년 4월 "매취"라는 상표명으로 매실주를
시판했다.

그러나 25도 짜리 였던 매취는 연간 1백20만병을 고비로 판매량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이 때 돌파구로 만들어진 술이 바로 매취순이었다.

보해는 소득이 높아지고 소비가 고급화됨에 따라 애주가들이 몸에 좋은
순수하고 부드러운 맛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취의 도수를 14도로 낮추고 숙성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려 부드러운
맛을 한층 강화한 매취순을 내놓았다.

매취순이 시장에 나오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지난 89년에 수요가 90만병(3백75lm 기준)에 머물렀던 매실주 시장은 매취순
출시를 계기로 90년에는 2백55만병으로 한해만에 3배나 확대됐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보해는 5년 숙성 원액을 공급하기에
매우 애를 먹었다.

97년 부터 5년 숙성 원료가 확보돼 매실주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매취순의 성공 뒤에는 이 회사 창업주 임광행 회장의 경영 철학이 진하게
담겨져 있다.

물량이 달리자 영업쪽에서는 5년 숙성원칙을 파기하더라도 제품만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임 회장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5년 숙성이라는 소비자와의 굳은 약속을 지켜와 매취순이 매실주 간판상품
으로 뿌리를 내리게 만들었다.

보해의 임해웅 상무는 "매실은 3개월만 숙성시키면 마실수 있으나 완벽한
매실주 맛을 즐기려면 숙성 기간이 5년은 돼야 하기 때문에 약속을 끝까지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