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0일 미국 위주의
국제질서수립 경향에 강력한 반대의 뜻을 표시하고 미국의 전역미사일방어망
(TMD) 구축을 비난했다.

중국을 방문중인 옐친 대통령은 장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세계의 다극화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의 국제문제 처리 주도권 강화를 강조하고 인권과
인도주의를 구실로 다른 독립국가의 주권을 손상하는 "부정적 추세"에 대해
경고했다.

이날 두번째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양국 정상은 "21세기에는
유엔헌장과 현행 국제법준칙을 기초로 다극화 세계의 수립을 추진하고
국제문제 처리에서 유엔의 주도적 지위를 강화해 공평하고 호혜적인 국제정치
경제질서를 세워야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국제문제 처리에서 유엔의 주도적 역할을 수호하는 것이 양국
외교노력의 가장 중요한 우선과제 중의 하나이며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는 안보리의 지위와 역할이 도외시되거나 감소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우주기술 및 정보기술 분야에서의 군비경쟁 방지 핵확산방지조약 및
화학무기금지조약의 시행, 생물무기금지조약 의정서 제정 등 전략적 안정을
위한 중요문제에서도 이들은 의견의 일치를 보았거나 비슷한 입장을
나타냈다.

두 정상은 전략적 안정과 국제 안전을 파괴할 경우에는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군비감축을 위한 기본협정들을 깨트린 국가가 져야 한다고 강조,
미국을 겨냥해 강력한 경고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또 국제관계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모델과 문화 가치관 사상 등
단일한 방식이 강요돼 유엔 및 안보리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인권이 주권보다
우선한다"거나 "인도주의적 간여""를 구실로 독립국가의 주권을 손상시키고
있다고 공격했다.

<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