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천년 기업 경쟁력 원천 ]

최근의 기업경영 특징은 공급 측면에서 분업화, 수요측면에서 통합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공급측면에서 기업들은 기술의 발달.복합화로 자원과 능력의 한계를
맞고 있다.

이로인해 특정 영역을 전문화하고 나머지 영역은 외부기업의 가치활동에
의존하는 아웃소싱 방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생산에서부터 연구개발 기획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수요측면에서는 세분된 가치활동이 가장 빠른 시간내에 시스템적으로
통합되어지는 네트워킹을 추구하고 있다.

양판점인 월마트는 메이커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생산과 판매를 통합하는
QR(신속반응. Quick Response)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고객들의 요구에 대한 응답시간이 경쟁업체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상품을 보충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업계평균인 6주에서 36시간으로 단축됐다.

이와 같은 공급 및 수요측면에서의 분업화와 통합화는 기업들로 하여금
규모의 경제나 범위의 경제보다는 시스템의 경제나 스피드의 경제를 추구토록
하고 있다.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크게 4S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S가 "규모의 경제성
(Scale merits)"이다.

일찍이 공업화사회에서 기업의 생산체제는 주로 단일상품의 대량생산에
의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다.

두번째 S는 "범위의 경제성(Scope merits)"이다.

이는 보다 다양화 개성화된 수요를 지향하는 경쟁력이다.

세번째 S는 "시스템의 경제성(System merits)"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상품은 단일기업에 의해 완성된 것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기업활동의 분업구조가 상호 유기적으로 통합된 시스템상품이라 할 수 있다.

컴퓨터는 칩을 만들어 내는 인텔과 운영소프트를 공급하고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와 조립업체인 콤팩이나 IBM, 델 등이 시스템적으로 결합된 상품이다.

따라서 상품에 있어 시스템적 통합의 효율성이 점차 중요해지게 된다.

네번째 S는 "속도의 경제성(Speed merits)"이다.

속도의 경제성이란 신속한 조달과 공급에 따른 경제성을 설명한 개념이다.

시장의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품에 반영해 다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자동차산업에서도 수요측면에서의 시스템화를 추구하는 차세대 JIT
(적기생산. Just-in-Time)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면 도요다자동차는 주문받은 뒤 5일이내에 제작해 공급하는 차세대
"JIT"를 추진하고 있다.

GM, 포드도 온라인 자동차회사설립을 추진중이다.

컴퓨터산업에서 델 컴퓨터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주문받아 5일이내
에 공급하고 있다.

인터넷주문량이 80%에 이르는 델 컴퓨터의 주문형생산과 신속한 공급체제가
IBM을 이긴 콤팩을 델 컴퓨터가 다시 앞서가게 되는 요인으로 평가받고있다.

이처럼 이제 응답성이 빠른 기업이 산업의 대표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P&G 등의 의류산업에서도 현재 소매업자들이 주문후 6일내로 제품배달을
목표로 스피드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네트워크화 정보화에 의한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추진한 결과 사슬의 전체운영비 4.8%, 재고비 0.9%가 절감됨에 따라 5.7%의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를 보였다.

게다가 점차 웹 업무 중심으로 이행되는 디지털 시대에는 빠른 속도의
정보능력이 실현될 것이다.

그래서 빌 게이츠는 "생각의 속도로 운영되는 비즈니스"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은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정에서 창출되어지는 것이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희소한 자원이란 돈 시간 에너지를 의미한다.

규모의 경제성이나 범위의 경제성은 돈과 에너지의 효율화와 관련된
경쟁력이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었던 시간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관리를 중심으로 경쟁력원천이 모색되고 있으며, 이것이 시스템을 기초로 한
스피드경영이다.

<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학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