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에 도전한다 [상] - ''우주여행 경비는'' ]

우주여행을 위해 과연 일반인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저축해야 할까.

지난해 세계관광기구(WTO)는 "관광비전 2020"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4~5년후 보통사람들도 우주여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천문학적 액수의 여행경비.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천5백만명이 우주여행을 가기 위해 기꺼이 거금을 부담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중 4백만명은 비용이 10만달러(1억2천만원) 이상 들더라도 갈 수만
있다면 가겠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의 제그램 우주여행사는 2001년 12월 1일 민간 우주선을 띄워 약
세시간동안 우주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고객을 모으고 있다.

1인당 경비는 10만달러.

지난 5월 영국 버진그룹이 은하 항공사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여행경비는 1인당 5만~8만파운드(1억~1억6천만원).

국내에서도 1억원짜리 우주여행이 경품으로 등장했다.

지난 2월 삼성카드는 동대문 밀리오레상가와 제휴를 맺어 발행하는
"밀리오레-삼성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1명을 뽑아 우주여행을
보내 주기로 했다.

뽑힌 사람은 2002년말 미국에서 7명을 태우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 세시간
동안 우주비행과 유영을 하는 첫번째 상업 우주여행에 동승하게 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6일간의 미국 현지훈련 과정을 포함해 약 9만달러
(1억원).

우주여행업체들이 타켓으로 삼고 있는 주요 고객은 소년 시절 아폴로 11호
달 착륙 생중계를 지켜 봤던 베이비붐 세대들.

하지만 이중 천문학적 액수의 여행경비를 부담할 수 있는 실제 고객은 많지
않다.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행경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비행기술이 개발되고 고객의
수가 늘어날 경우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도 우주여행을 위한 장기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기업들도 각종
판촉수단으로 우주여행을 내걸 것으로 보여 운좋은 서민들도 대기권밖에서
지구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국산 우주로켓 하나 없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의 협력 프로젝트에 따라 그들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