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식시장은 전약후강 양상이 두드러졌다.

대우그룹의 손실률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수요일까지
3일연속 하락, 8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미국 주가가 혼조세를 보인 것도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그러나 지난 목요일 종합주가지수가 27.53포인트나 급등한데다 금요일에도
12.56포인트 상승했다.

대우그룹 및 투자신탁(운용)에 대한 처리방안이 가시화되고 미국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주가조정 기간과 폭이 충분하다는 점이 호재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7월초 1,052포인트(장중기준)까지 상승한 뒤 3개월
이상 274포인트(26.0%)나 하락했다.

대세상승세가 살아있는 상황에서 이런 정도의 조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고
깊은 것이었다.

대우문제와 미국주가 혼조라는 내우외환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불안해진
때문이었다.

이번주에는 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이같은 양대 악재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2~3일중 대우문제와 투신(운용)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의 3.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악재가 없어지면 주가는 상승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기업실적도 계속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에 돈이 엄청나게 풀려 1백조원에 달하는 뭉칫돈들이 갈 곳을 몰라
헤매고 있다.

주식시장이 안정되고 상승기미를 보이면 "사자"가 "사자"를 부르는 상승장
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다.

지난 5월부터 7월초까지 나타났던 강세장도 이런 패턴이었다.

다만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 전혀 없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들이 부채비율을 올 연말까지 2백% 밑으로 낮추기 위해 무리하게
유상증자를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지난 10월부터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들의 행보도 아직은 의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주가가 안정되고 있으나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신규투자자금이 눈에
확연히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상승에의 꿈을 키우되 확인할 것은 꼭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