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 다니는 김선진씨(31)는 요즘 새벽 1시가 넘을 때까지 번역에
매달리곤 한다.

그는 보통 A4용지 4장 분량의 영어번역을 한다.

뜻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아 애를 먹기도 하지만 처음 시작
했던 4개월전에 비해 번역속도가 많이 빨라졌다.

이대로라면 멀지않아 2급번역가 자격증을 무난히 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이 생겼다.

김씨가 번역가과정에 눈을 돌린 것은 우연히 찾아낸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대학에서 공부했던 전공도 살리고 영어실력도 늘려보려는 생각에 자격증에
도전하게 됐다.

시작한 후 가장 큰 소득은 영자신문을 보거나 외국광고자료를 보는데
어려움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감을 잡게 되면 하루에 3만~4만원의 부수익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김씨가 노리는 것은 따로 있다.

1급번역가 자격증까지 획득해서 프로번역가가 되는 것이다.

김씨처럼 통신으로 수강하는 경우 말고도 요즘 학원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정리해고 명예퇴직 등이 이어졌던 IMF 체제이후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분야는 단연 인터넷관련 자격증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정보통신진흥협회가 시행하는 인터넷 정보검색사 1.2급,
인터넷 정보설계사, 인터넷 시스템관리사 등과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인터넷 정보검색사 인증시험, 교육소프트웨어진흥센터가 주관하는 인터넷
실용능력평가(IPCT) 등이 있다.

정보검색사 2급의 경우 인터넷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6개월 정도 사용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교재만 가지고 공부하더라도 딸 수 있다.

인터넷에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면 1급이나 한국생산성본부의 인터넷
정보검색사 인증시험도 노려볼 만하다.

전산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근 인터넷관련 국제공인자격증이
인기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시스템전문가(ISS), 시스템엔지니어(MCSE),
노벨의 인터넷전문가(CIP) 등이 있다.

ISS는 인터넷 서버구축시 보안설정, 제품군 설치, 서버 구성요소관리,
CGI나 스크립트의 운영 등 인터넷 전반을 다룬다.

CIP는 웹사이트의 구현, 관리 및 유지를 위한 자격증이다.

이들 자격증은 국내자격증보다 전문성이 요구돼 기술적인 전문가로서 인정
받을 수 있다.

금융분야 자격증은 미국공인회계사시험준비(AICPA), 미국선물거래사(AP)
등을 꼽을 수 있다.

적지 않은 국내공인회계사나 직장인들이 준비중이다.

작년초 60여명 정도에 불과하던 미국공인회계사 전문학원에는 올해 2백여명
이 넘는 사람들이 몰린다.

최근에는 증권분석사, 선물거래사, 투자상담사, 자산운용전문가 등 재테크
와 관련한 자격증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 10일 치뤄진 투자상담사 2급자격증에는 무려 1만7천여명이 몰려 높은
열기를 보여 줬다.

어학은 예나 지금이나 관심이 높은 분야다.

토플(TOEFL), 토익(TOEIC)이 여전히 회사내에서 인정받는다.

승진고과 등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준비해볼 만한 어학관련 자격증으로는 번역가과정이 있다.

한국번역가협회(연 2회) 등에서 실시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어 부업
으로도 적당하다.

능력만 있다면 책이나 영상물의 전문번역가로도 진출할 수 있다.

영어, 일어, 중국어, 불어, 독어, 서반아어, 러시아어 등에 대한 자격증을
딸 수 있다.

< 고경봉 기자 kg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