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민금융기관(상호신용금고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들은 파이낸스
사태의 유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이 확실히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조차 받지 않은
파이낸스와 도매금으로 취급하는 시선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과 날로 격화되는 금융기관간 경쟁속에서도 이들 서민금융기관은
2000년대에 새롭게 나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다음 세기 서민금융기관의 모습은 바로 "전국적 조직망을
갖춘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다.

<> 상호신용금고 =전국에 산재한 1백90여개의 신용금고들을 상호신용금고
연합회의 단일 전산망으로 묶는게 당면과제다.

이같은 구상이 내년에 실현되면 금융상품개발 여유자금운용 신용카드업무
등에서 개별금고는 중앙금고(연합회)의 지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전국 어느 곳의 신용금고라도 온라인으로 업무가 연결돼 고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게 되면 거대금융기관이 침투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상적인 은행업무시간에는 은행거래가 힘든 동대문 시장의 상인들을 위해
새벽 4~5시에 시장을 돌며 예금을 받아주는 열린상호신용금고의 예는 이런
계산을 뒷받침한다.

지역주민을 위한 빠르고 편리한 대출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신용금고의 강점은 소매금융에 있기 때문이다.

택시운전기사대출 결혼자금대출 PCS대출 등 다양한 상품개발 능력이 이들의
무기다.

최근엔 인터넷까지 활용, 적극적인 신용대출을 하는 신용금고도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역주민과의 개인적인 친밀도와 전산에 의한 신용관리를
결합시켜 무보증 신용대출 등 소매금융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와 경영혁신에도 주력, 다른 금융기관의 경쟁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점 및 출장소의 설치완화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 새마을금고 =지난 7월말 현재 전국의 마을금고 수 2천4백2개, 회원수
1천1백32만명, 총자산 34조5천3백55억원의 전국적 조직이다.

이미 전국 1천8백여개의 마을금고에서 온라인업무를 수행중이다.

다가올 세기에 대비, 마을금고 통합전산망 구축과 금융전산망 가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회는 오는 2001년까지 금고수를 1천5백개로 줄이는 반면 총자산은
66조2천8백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금고의 규모를 키우면서 건전성은 강화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 7월부터는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전기요금을 수납하는 등 대고객
서비스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제휴, 내년 하반기에는 신용카드업무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예금자 보호문제도 "안전기금"을 조성해 해결한 것을 자랑한다.

서비스 수준 향상과 업무의 다각화를 통해 금고의 수익을 향상시키고
지역밀착 경영 위주의 복지사업도 체계화해 오는 2000년대를 맞는다는
구상이다.

<> 신용협동조합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조직이다.

외국에서는 단위 조합이 적극적인 사회 봉사활동을 벌이고 조합원 상호간의
부조를 중시한다.

현재 국내에는 1천5백여개의 직장 및 지역 신용협동조합이 활동중이다.

회원제라는 특성상 조합원간 끈끈한 연대를 강점으로 한다.

올들어 자금의 방만한 운용과 조합 간부들의 비리로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출자금 배당소득(예탁금)에 대해 비과세되기 때문에 다른 금융기관보다
금리가 3%정도 낮아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신협의 2000년대 구상은 이같은 금융면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조합원들의
복지를 위한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