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1호는 우리 연구원들이 미국에 파견돼 직접 그들의 기술을 익히면서
개발했습니다. 우리 기술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위성이라고 자부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관측위성인 아리랑 1호가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
로 옮겨져 발사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11월20일 발사예정인 이 위성을 보면서 감회에 젖을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의 이상률 박사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93년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오자마자 지금까지 7년간 아리랑 위성체
사업에 매달려 왔다.

아리랑 1호 위성 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그가 맡았던 분야는 시스템
엔지니어.

위성본체 탑재체 관제국 수신국 발사부문 등 위성개발과 관련된 각 분야의
업무를 분석하고 조정하는 역할이다.

각 부문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에 효율적으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종합기술력이 필요하다.

실제 위성시스템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자신감을 갖는 회사들은 미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시스템 엔지니어는 백지에서 밑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맡은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시스템 엔지니어가 될수
없죠"

이 박사는 아리랑 1호를 개발하는 동안 미국의 TWA사에 기술도움을
받으면서 시승템엔지니어링 업무를 익혔다.

본래 이 박사가 프랑스에서 연구했던 분야는 우주궤도 최적화 분야였다.

예를들어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이 랑데뷰를 할 경우 언제 어떤 항로를 통해
우주선을 발사해야 할까.

어느 궤적이 연료를 가장 줄이면서 안전할까 등을 연구하는 것이다.

전공과는 다른 일을 맡은 셈이다.

그러나 이 박사는 시스템엔지니어 분야가 그 어느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들어 위성체의 구성체는 모두 돈주고 외국에서 사오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조립해 원하는 성능을 갖는 위성체로 만드느냐는 시스템
엔지니어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이 박사는 이제 아리랑 2호 개발사업에서도 같은 일을 맡게 된다.

이 사업은 1호가 발사되는 내달 20일께 시작될 것이다.

"선진국은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체를 연구하고 탐사선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아직 꿈도 못꿀 일입니다. 그러나 아리랑 1호 제작을 계기로
다른 분야는 몰라도 소형위성 분야는 많이 따라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박사는 우리가 주도해서 개발할 아리랑 2호는 1호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다목적 위성이 될 것이라며 1호 개발에서 배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