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직종으로 통하는 회계사 업계에서 해외파가 급부상하고 있다.

IMF 관리체제 이후 회계법인의 업무가 회계감사에서 외자유치,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이들의 역할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법인과 제휴관계에 있는 해외파트너들이 부실감사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들의 중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안진회계법인의 경우 지난 8월초 선임자 두 명을 제치고 40대의 김학수
회계사를 대표에 임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김 대표는 안건의 파트너인 딜로이트 투시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사무소
에서 4년간 근무하는 등 법인내 대표적인 국제통이다.

업계에서는 딜로이트 투시가 김 대표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동회계법인도 최근 해외파인 임중근 회계사를 대표로 선임하는 발탁인사
를 실시했다.

임 대표는 미국 공인회계사와 변호사 자격증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는 산동이 주력사업부문으로 육성하고 있는 컨설팅 분야를 총괄하며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의 차재능, 양승우 대표도 일찌기 해외연수와 파견근무를
통해 국제통으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이처럼 해외파들이 인정을 받으면서 젊은 회계사들도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AICPA)에 관심을 쏟는 등 국제감각 익히기에 적극적이다.

특히 대부분의 회계법인들이 자체평가를 통해 회계사들에게 각종 해외근무
와 연수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이들의 AICPA 취득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경우 9월말 현재 국내 및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회계사가 지난해보다 두배 정도 늘어난 1백24명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 산동회계법인 70여명, 안진회계법인 23명, 안건회계법인 20여명에
이르고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