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내년도 예산안 유의점 .. 김동건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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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건 < 서울대 교수 행정대학원 >
정부는 지난 2일 국회에 2000년도 정부예산안은 제출했다.
이 예산안은 새 천년을 맞이해 미래사회를 대비한 투자와 건전재정으로의
복귀라는 두 가지 명제에 초점을 맞취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 규모는 대략 92조9천억원에 이른다.
국회심의에 앞서 몇 가지 쟁점에 대하여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째, 내년도 예산규모의 적정성 여부이다.
IMF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가 예산을 팽창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도 예산규모증가율이 5%에 불과하고 경상경제성장률
전망치 8%보다 낮은 수준이므로 결코 팽창예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산이 팽창적인가 아닌가의 논쟁은 단순히 몇 %의 증가분 숫자로만 논의할
수는 없다.
국가재정의 역할이 무엇인가 먼저 논의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재정규모 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써야할 데가 있고 쓸 수 있는 재원이 있으면 그것은 당연히 사용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내년도 예산이 11조5천억원의 적자로 편성됐고 이 적자분을
국채발행으로 메꿀 수밖에 없으므로 긴축예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는 재정적자분을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예산증가율을 5%내로 낮추려고 노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매년 반복되는 추경예산편성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경예산을 전제로 편성된 최초예산이라면 지금 몇 %증가율 운운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두번째 쟁점은 내년도 예산안의 선심성 여부이다.
내년에 총선이 있으므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몇 가지 특정
사업의 경우 그런 인상을 줄 여지가 있다.
그런데 선심성이란 용어도 사실 생각할 나름이다.
예산편성이란 주어진 가용재원을 여러 국가사업에 배분하는 것을 의미하며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그 배분액이 결정된다.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경제적 논리를 우선 중시해야겠지만 정치논리
가 전혀 배제될 수는 없는 것이다.
예산편성시 오로지 경제논리에만 집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순진한
발상이다.
문제는 정치논리의 합리성 여부이다.
단순히 표만을 의식한다든가 특정 이익집단만을 위한 예산배분이라면 비판
받아야 한다.
하기야 그동안의 예산배분은 과학정이라기 보다는 즉흥적이었고 객관적이기
보다는 주관적 타협에 의존한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시정돼야 한다.
내년도 예산의 세출내용을 보면 21세기를 대비해 지식정보화 과학기술 문화
환경 등의 분야에 중점 지원했다.
복지차원에서 저소득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이는 모두 올바른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또 공무원의 처우개선노력으로써 인건비 비중을 높여 내년 공무원 봉급이
최대 10%까지 오를 수 있게 됐다.
공무원의 봉급인상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겠으나 사기진작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인상은 불가피하며 이것이야 말로 논리로써 설명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세번째 쟁점은 재정적자 관리의 능력여부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재정의 건정성을 조기에 회복하여 2004년에 가서 균형예산
을 달성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제대로 실현될 것인가이다.
많은 나라들의 예를 보더라도 일단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여기서 탈출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적자재정에서 탈출하는데 30년이 걸렸고 일본도 70년
이후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도 재정적자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5%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금년도 적자규모인 4%보다는 낮다.
3년째 적자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셈인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낙관할 수 없는데 우선 내년 실질경제성장률 5~6%, 소비자
물가상승률 2~3%라는 전망이 차질없이 실현돼야 한다.
내년의 산적한 인플레이션 요인을 감안할 때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내년 예산 속에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예산(공적자금 추가투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64조원 외에 추가자금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그러나 만약 기업.금융구조조정이 뜻하지 않게될 때 정부가 방관만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그때가서 보자는 주장이 있겠으나 불안요인이 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진정한 재정적자관리는 재정개혁안에 정부개혁이 있을 때 가능해진다.
선진국들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듯이 법적 결속력있는 재정관리목표를
설정한다든가 혹은 연차별 국가채무 및 재정적자 한도를 설정하여 이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적자관리가 성공할 수
있다.
또 정부도 강조하고 있듯이 성과위주의 예산편성, 소비자 중심의 예산편성,
합리적인 세제개편 등을 일관성있게 추진할 때 성공적인 재정적자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예산당국의 결연한 마음자세를 기대할 뿐이다.
-----------------------------------------------------------------------
<>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아대 경제학박사
<>저서 : 재정과 경제복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
정부는 지난 2일 국회에 2000년도 정부예산안은 제출했다.
이 예산안은 새 천년을 맞이해 미래사회를 대비한 투자와 건전재정으로의
복귀라는 두 가지 명제에 초점을 맞취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 규모는 대략 92조9천억원에 이른다.
국회심의에 앞서 몇 가지 쟁점에 대하여 언급해 보고자 한다.
첫째, 내년도 예산규모의 적정성 여부이다.
IMF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가 예산을 팽창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도 예산규모증가율이 5%에 불과하고 경상경제성장률
전망치 8%보다 낮은 수준이므로 결코 팽창예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산이 팽창적인가 아닌가의 논쟁은 단순히 몇 %의 증가분 숫자로만 논의할
수는 없다.
국가재정의 역할이 무엇인가 먼저 논의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재정규모 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써야할 데가 있고 쓸 수 있는 재원이 있으면 그것은 당연히 사용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내년도 예산이 11조5천억원의 적자로 편성됐고 이 적자분을
국채발행으로 메꿀 수밖에 없으므로 긴축예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는 재정적자분을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예산증가율을 5%내로 낮추려고 노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매년 반복되는 추경예산편성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경예산을 전제로 편성된 최초예산이라면 지금 몇 %증가율 운운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두번째 쟁점은 내년도 예산안의 선심성 여부이다.
내년에 총선이 있으므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몇 가지 특정
사업의 경우 그런 인상을 줄 여지가 있다.
그런데 선심성이란 용어도 사실 생각할 나름이다.
예산편성이란 주어진 가용재원을 여러 국가사업에 배분하는 것을 의미하며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그 배분액이 결정된다.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경제적 논리를 우선 중시해야겠지만 정치논리
가 전혀 배제될 수는 없는 것이다.
예산편성시 오로지 경제논리에만 집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순진한
발상이다.
문제는 정치논리의 합리성 여부이다.
단순히 표만을 의식한다든가 특정 이익집단만을 위한 예산배분이라면 비판
받아야 한다.
하기야 그동안의 예산배분은 과학정이라기 보다는 즉흥적이었고 객관적이기
보다는 주관적 타협에 의존한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시정돼야 한다.
내년도 예산의 세출내용을 보면 21세기를 대비해 지식정보화 과학기술 문화
환경 등의 분야에 중점 지원했다.
복지차원에서 저소득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이는 모두 올바른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또 공무원의 처우개선노력으로써 인건비 비중을 높여 내년 공무원 봉급이
최대 10%까지 오를 수 있게 됐다.
공무원의 봉급인상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겠으나 사기진작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인상은 불가피하며 이것이야 말로 논리로써 설명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세번째 쟁점은 재정적자 관리의 능력여부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재정의 건정성을 조기에 회복하여 2004년에 가서 균형예산
을 달성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제대로 실현될 것인가이다.
많은 나라들의 예를 보더라도 일단 재정적자가 발생하면 여기서 탈출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적자재정에서 탈출하는데 30년이 걸렸고 일본도 70년
이후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도 재정적자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5%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금년도 적자규모인 4%보다는 낮다.
3년째 적자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셈인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낙관할 수 없는데 우선 내년 실질경제성장률 5~6%, 소비자
물가상승률 2~3%라는 전망이 차질없이 실현돼야 한다.
내년의 산적한 인플레이션 요인을 감안할 때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내년 예산 속에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예산(공적자금 추가투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64조원 외에 추가자금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그러나 만약 기업.금융구조조정이 뜻하지 않게될 때 정부가 방관만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그때가서 보자는 주장이 있겠으나 불안요인이 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진정한 재정적자관리는 재정개혁안에 정부개혁이 있을 때 가능해진다.
선진국들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듯이 법적 결속력있는 재정관리목표를
설정한다든가 혹은 연차별 국가채무 및 재정적자 한도를 설정하여 이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적자관리가 성공할 수
있다.
또 정부도 강조하고 있듯이 성과위주의 예산편성, 소비자 중심의 예산편성,
합리적인 세제개편 등을 일관성있게 추진할 때 성공적인 재정적자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예산당국의 결연한 마음자세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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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아대 경제학박사
<>저서 : 재정과 경제복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