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데이 굿 플라워'' 이연복씨 ]

"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가게 나오는 게 즐거워졌어요. 여기 오면 매일매일
이 꽃잔치니까요"

서울 압구정동의 굿데이굿플라워 매장(02-3443-1717)에 들어서자 이연복(45)
씨가 꽃가지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화사하게 웃는다.

"여자들이 대개 그렇지만 전 특히 꽃을 좋아해요.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에도 반찬값을 아껴서라도 꽃은 꼭 사다 꽂아놓았죠"

결혼 전인 지난 81년 꽃꽂이 사범 자격증을 따놓았을 만큼 꽃을 좋아한다는
이씨지만 꽃가게를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시작한 일은 꽃가게가 아닌 보석가게였다.

처음엔 중저가 액세서리를 팔았고 지금은 품질과 가격을 조금 업그레이드
했다는 차이가 있을뿐 보석가게는 여전히 이씨의 생업이다.

다만 보석가게 한쪽의 열평 남짓한 공간을 활용해 꽃을 팔기 시작하면서
굿데이굿플라워의 점주라는 이름을 하나 더 추가했다.

예전에는 꽃이 부유층에서 가정용 꽃꽂이 정도로만 사용되었지만 이젠
선물로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창업 비용은 가맹비 3백만원, 초도상품비 2백만원, 인테리어 및 각종 시설비
1천만원 등을 합해 모두 1천5백만원이었다.

이씨의 경우 보석가게의 여유공간을 활용해 오픈했기 때문에 임차보증금이
따로 들지 않았다.

꽃은 돈은 적게 들이면서도 남녀노소 누구나 받으면 기분 좋은 선물이다.

다른 선물은 디자인, 품질, 취향 차이 때문에 상대방에게 딱 들어맞기가
쉽지 않지만 꽃은 누구에게나 기쁨을 준다는 게 이씨가 내세우는 꽃선물의
장점이다.

선물용 꽃은 가격이 5만~10만원 정도인데 7만~8만원대가 가장 잘나간다고.

생일선물로는 꽃바구니, 개업선물이나 모임용으로는 관엽수 화분이 인기다.

이씨가 운영하는 압구정동 굿데이굿플라워의 월 매출액은 약 9백만원선.

재료비 3백만원, 인건비 1백30만원, 기타 경비 50만원 등을 제한 순수익은
4백20만원 정도다.

젊은 사람들이나 주부들이 주고객이지만 매출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손님은
중소 규모의 기업체들이다.

이들 기업과는 주로 인맥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데 이씨의 경우 보석가게
손님들이 꽃손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보석도 그렇지만 꽃은 단골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그래서 이씨는 주문을 받으면 항상 감사 표시를 하고 꽃이 배달된 뒤에는
전화를 걸어 만족도를 체크한다.

꽃 색깔이며 종류 등 주문한 사람의 취향을 파악해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요새는 홍보용 책받침과 PC통신, 인터넷, 신용카드 생활서비스 등을 통한
전화주문이 많다.

사이버 고객들은 한번 거래를 해보고 품질이 기대 이상이면 계속해서 단골이
되기 때문에 최상의 제품을 공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장미꽃만 해도 한 단에 천원 하는 것에서부터 1만2천원에 이르기까지 품질에
차이가 큰데 이씨는 언제나 수경재배한 최상급 꽃을 쓰고 있다.

얼마 전 모 신용카드사에서 주최한 플라워디자인전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다는 이씨는 꽃 디자인에 관해서도 자신감이 대단하다.

"누가, 어디로, 어떤 목적으로 보내는 꽃인지를 생각해서 남들과는 다른
마인드로 디자인해요. 또 원색적으로 울긋불긋하게 만들기보다는 파스텔
톤으로 꾸미죠. 그러면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 들거든요"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들이 창업을 하면 좋을지를 묻자 이씨는 주저없이 딱
한 가지 조건을 강조했다.

"저야 신나서 일하지만 사실 꽃장사는 꽤 힘든 일이에요. 그래서 반드시
꽃을 좋아하는 사람만 해야 됩니다. 저처럼 아무리 피곤해도 꽃만 보면
피로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만요"

문의(02)5678-038

< 서명림 기자 mrs@ >

[ 개업하려면 ]

굿데이굿플라워 체인점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본사에 자료를 요청해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상담 후에 계약서를 작성하면 된다.

일단 계약이 체결되면 창업 준비는 두 가지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입점 상담이 시작된다.

굿데이굿플라워 본사는 제휴 관계에 있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통해
최적입지를 물색한다.

꽃집은 입지가 중요한데 주소비층인 20대와 30대 초반의 유동인구가 많고
주변에 오피스 타운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본사에서는 창업자의 초기 비용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10평 내외의 권리금
없는 점포를 권한다고 한다.

점포가 결정되면 인테리어작업에 들어가는데 본사는 간판과 인테리어의 기본
디자인만 공급해준다.

그러므로 점주는 할 수만 있다면 가장 싼 업체를 찾아 인테리어를 하면
된다.

점포가 결정되고 인테리어가 진행되는 동안 창업 지원자는 본사의 수석
플로리스트에게 교육을 받는다.

꽃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이고 물류, 디자인, 점포 운영 등 꽃집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3개월에 걸쳐 배운다.

교육도 입점 위치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본사의 플로리스트가 창업해도
좋다고 판단해야 비로소 점포를 오픈할 수 있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간단한 이벤트와 함께 개점하고 본사에서는 광고물과
홍보활동 등을 지원해 준다.

또 손익분기점에 신속히 도달할 수 있도록 주문을 나눠주고 물량을
지원해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