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아파트의 인기가 식고 있다.

고급주택 구입자에 대한 과세 강화방침이 발표되면서 위축되기 시작한
고급아파트 시장은 최근 주춤거리는 부동산 경기와 맞물리면서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올 상반기에 대거 분양된 주상복합아파트는 한때 인기지역에선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선호도가 높았다.

지금은 지난 6,7월보다 3천만~5천만원 정도 값이 떨어진 상태다.

매물은 나오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발길은 끊겼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올해 말이나 내년초까지 침체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리미엄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서초동에 있는 고급아파트들이다.

주상복합아파트인 롯데캐슬은 최근 한달사이 가격이 5천만원 정도 떨어졌다.

분양가 7억9천3백만원인 75평형에는 2억원가까운 프리미엄이 붙어있었지만
최근 9억4천만원정도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고급아파트인 서초동 가든스위트도 분양초기 이후 거래가 조금씩 줄다가
9월 이후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가장 큰 평형인 1백7평형은 한때 프리미엄 호가가 1억5천만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1억원선까지 떨어졌다.

인근 한국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되지 않아 시세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83~87평형 비로열층의 경우 분양가 수준으로 나오는 급매물까지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인기리에 분양됐던 대우 트럼프월드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1~2달 전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거래됐지만 최근들어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프리미엄이 1천~1천5백만원정도 하락했다.

인근 한솔공인 관계자는 "중도금이 납부되는 12월이 되면 급매물이 많아지면
서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68평형과 72평형은 한때 프리미엄이 6천만이었으나
최근 3천만-4천만원선으로 하락했다.

이 프리미엄도 호가일뿐 실제론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35평형 등 중형 평형대만 간간이 거래되는 추세다.

인근 대림아크로빌도 오는 12월 입주가 이뤄지지만 한산한 분위기다.

인근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형성조차 되지 않은 층이 많다"며
"저층은 분양가보다 싼 매물도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목동에서 분양중인 부영 W그린타운 2,3차는 남향과 동향 로얄층을 중심으로
1천만~3천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역시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고경봉 기자 kg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