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한달에 1주일 정도뿐이다.

방글라데시에 의류제조 공장을 두고 있다보니 해외출장만 다니기에도
시간이 빠듯한 것.

한달에 2주는 방글라데시 공장을 둘러보고 1주 정도는 "나이키"
"더 노스페이스" 등 바이어들과 만나기 위해 미주지역을 돌아다닌다.

자연히 한국 본사에 신경 쓸 시간은 적어지게 마련.

11개 부서를 이끄는 간부들과 회의를 갖고 서류작업만 해도 1주일이 금세
지나가곤 했다.

요즘 성 회장은 한국에서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키 위해 1주일의
절반동안 "전직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하루에 3~4개 부서씩 각 부서에서 일하는 임직원 모두와 정례 모임을
가지는 것.

외근중이거나 출장중인 직원들을 제외하면 부서당 약 20명씩 참석하게 된다.

그렇다고 회의 시간이 전보다 길어진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계속 해왔던 간부회의를 전직원이 참석하는 회의로 바꿨을 뿐이다.

처음엔 직원들도 새로운 회의문화에 어색해했다.

멀게만 느껴지던 회장과 직접 대면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

하지만 요즘은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있다.

회사내 탁아시설 문제, 사원들을 위한 복지비용 활용방안, 컴퓨터 프로그램
교환문제 등 세세한 사항들까지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다.

성 회장은 회사라는 조직도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사람들간에는 원활한
의사교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직원들과 자주 접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