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들이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순매수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다.

거품논쟁, 주도주 부재 등의 영향으로 일반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리한 조정국면이 한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기관과
외국인들의 매입은 침체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에 한가닥
희망이 되고 있을 정도다.

기관과 외국인의 비중이 10%에 불과하지만 일반인에 비해 수익률이 월등히
높고 매매패턴에서도 일반투자자들을 리드하는 양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스닥시장이 조만간 조정을 일단락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일반인과 반대되는 매매패턴 =지난 6월 이후 두달가까이 대규모 매도공세
를 펼쳤던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지난달말을 기점으로 급격히 순매수로
돌아서는 추세다.

지난달 26일 이후 13일(거래일 기준)동안 기관투자자는 2백16억원, 외국인은
1백19억원의 순매수했다.

지난달만해도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일수는 7~8일에 불과했다.

하루 순매수규모도 2억~3억원을 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뭇 달라진
매수강도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아 기관들이 사들이는 종목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실적호전
이 예상되는 정보통신 반도체 디지털TV주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선호종목도 기관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통신 대신정보통신 모아텍 원익 텔슨전자 비트컴퓨터 피에스케이테크
등 반도체 정보통신관련 우량주를 선별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 향후 전망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확대를 크게
반기고 있다.

특히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일부 반도체 디지털TV 정보통신주의 주가가
조만간 바닥에 확인한 후 반등, 코스닥시장을 이끌 주도주로 다시 부상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이다.

신영증권 투자분석부 노근창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뛰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낙폭이 컸던 벤처주들의 조정도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으면서 기업의 옥석이 가려진 상태여서
대세가 상승으로 반전해도 우량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 주가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투자증권 투자분석부 최연균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거품논쟁이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이라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확대는
일반인들의 분위기 반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