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운영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시를 어기고 가격비교
광고를 일삼고 있을 뿐 아니라 일반 전자상가보다 더 비싼 값에 팔면서도
할인율을 앞세워 염가판매를 은근히 강조, 소비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가격비교 광고란 권장 소비자가와 실제판매가격을 인터넷쇼핑몰 사이트상에
동시에 써 놓은 것으로 상당수 쇼핑몰 업체들은 상품의 할인율을 선전하기
위해 정부의 단속을 외면하고 가격비교 광고를 활용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쇼핑몰의 경우 삼성세탁기(SEW-F100C 모델)를 81만원에 팔면서
권장소비자가 1백12만원을 적어 놓고 있다.

옆에는 할인율 28%라는 설명도 띄우고 있다.

이같은 광고를 접한 인터넷 쇼핑객들은 테크노마트 쇼핑몰이 삼성세탁기를
28% 할인 판매해 파격적인 값에 판매한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용산 전자상가
에서 동일모델의 삼성세탁기는 실제 75~80만원에 팔리고 있다.

높은 할인율을 강조하는 인터넷쇼핑몰이 일반매장보다 오히려 더 비싸게
팔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의 지시를 무시한 이같은 광고는 테크노마트 쇼핑몰에만 한정되지
않고 삼성유니플라자, 인터파크, LG숍포인트, LG트윈피아, 용산쇼핑, 데이콤
숍플라자 등 대형 쇼핑몰 대다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간편하고 값싸다는 이유로 사이버시장을 애용하는 고객들은
일반매장과 할인점, 홈쇼핑 등의 판매가격을 꼼꼼히 비교하지 않을 경우
쇼핑몰들의 선전에 현혹돼 불필요한 돈을 치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쇼핑몰들의 판매가격 비교 사이트인 숍바인더의 이지현씨는"백화점들
이 운영하는 곳을 제외한 대다수의 쇼핑몰이 이같은 광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쇼핑몰사이트에 기재된 권장소비자가를
실제판매가로 오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김종선 서기관은 "올해초 통신판매 지침을
마련, 업체들의 가격비교광고를 금지시켰다"며 "인터넷쇼핑몰도 통신판매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같은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을 제외한 통신판매 업체들은 가격비교광고를 일체 하지 않고
있으며 39쇼핑, LG홈쇼핑 등의 TV홈쇼핑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실시했던
가격비교광고를 올초부터 중단한 상태다.

< 최철규 기자 gra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