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금융시장의 구조적 불안요인이 아직 제거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가 16일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와
국제 금융계가 너무 빠르게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투기 자본의 이동을
규제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해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금융위기가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95년 멕시코
위기때와 마찬가지로 제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치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 투기자본의 공격을 막을 방도를 마련하지
못해 언제든지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면서 금융위기 발생이 우려되는 나라로
남아공과 터키를 지목했다.

그는 또 일본경제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국내수요가 부진한 상태에
처해 있으며 중국도 이같은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아시아 경제위기를 통해 선진국들은 불황이 닥치면 세금을
내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며 개발도상국들은 외채 도입을 제한하거나
투기자본의 이동을 부분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투기자본의 공격에 취약한 개발
도상국들은 갑작스런 자본 유출로 위기에 봉착하고 이같은 위기는 다시
자본이 급속하게 빠져 나가는 상황을 정당화시켜 주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