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한달이나 두달정도..

가능하다.

외국 제품을 모방하면 한두달이면 새모델 하나를 뚝딱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자체 디자인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려면 최소한 1년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

아이디어를 스케치해 플라스틱으로 형태를 만들고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금형으로 제품을 찍어내기까지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많은 회사들은 자체 개발보다는 모방을 택한다.

그러나 자체 개발만을 고집하며 "어렵게" 물안경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서울 독산동에 있는 피닉스레포츠가 그런 회사다.

이 회사 이종성(48) 사장은 물안경 업계에만 20년동안 몸담은 기업인.

지난 92년 직원 4명을 데리고 회사를 만들어 독립해서도 물안경만을 만들고
있다.

주로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하다.

시중에서 팔리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 물안경중 70%는 피닉스레포츠가 만든
것이다.

그만큼 품질이나 디자인을 인정받고 있다.

비결은 딴 데 있지 않다.

자체 디자인으로 새로운 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우직함"이 비결이라면
비결.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해 의장등록한 물안경만 20여개가 넘는다.

당연히 국내 최다 보유 기록.

그 주역은 이 사장과 전문 디자이너 박인환(36) 차장, 김기중(33) 과장
등이다.

이들은 1년에도 몇번씩 미국의 시카고쇼나 일본의 자스포(JASPO) 등
세계적인 스포츠 제품쇼를 찾는다.

세계 디자인 경향을 눈에 익히기 위해서다.

워낙 많이 다니다 보니 일본 업체들은 이들을 알아보고 아예 신제품 모델은
감출 정도다.

이런 노력이 최근 결실을 맺었다.

신제품 "레이싱"이 올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

물안경이 GD상품전에서 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레이싱도 개발하는 데 2년이 걸린 제품이다.

이 사장은 물안경에 관한 한 세계 어느 회사와 겨뤄서도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피닉스"라는 자체 브랜드 제품 생산을 늘릴 예정.

수출시장도 노크할 계획이다.

(02)898-5588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