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실시시기를 놓고 논란이 많았던 디지털TV방송이 마침내 2001년부터
조기도입되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지난 20일 열린 경제차관회의는 2001년부터 수도권 일부를 대상으로
디지틀TV 본방송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까지는 전국을 대상으로 디지털로의 전환을 완료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말로만 듣던 디지털TV혁명이 성큼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처럼 조기실시 쪽으로 결단을 내린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물론 방송계 등에서 걱정하듯이 투자재원 조달이 쉽지 않고 조기실시에
따르는 부작용도 과소평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TV방송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볼
때 조기실시로 인해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 우리나라가 컬러TV방송 도입을 늦추는 바람에 관련 전자산업이 겪었던
고초를 생각하면 디지털TV방송만큼은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조기 실시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비단 산업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 정보기술이 집적된 디지털TV
방송이 실시되면 국민 모두가 새로운 차원의 정보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일반국민의 정보화 인식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조기도입이 결정된 이상 정부와 방송계 산업계는 힘을 합쳐 만반의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2001년이라고 해봐야 1년반도 남지않은 짧은 기간이다.

준비과정에서 가장 큰 걱정은 뭐니뭐니해도 2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는 방송사의 광고수입과 수신료 등으로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지만 관련장비의 교체와 난시청지역 해소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을
생각할 때 다각적인 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2천만대에 이르는 아날로그TV수상기가 폐기물로 쏟아져나올 경우 새로운
환경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재활용방안을 적극 강구하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될 일이다.

가전업계는 디지털TV수상기 내수규모가 2010년까지 48조원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흥분하고 있지만 디지털시대의 전자산업의 승패는 해외시장에서
판가름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디지털TV수상기 등 관련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한국과 유럽의 몇몇 국가에 불과하므로 초기 세계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업계는 지금 누리고 있는 기술적 우위에 자만하지 말고 수출경쟁력
확보와 수상기 값 인하를 위한 기술혁신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