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표된 KDI의 경제전망보고서에는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
배어 있다.

무엇보다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KDI는 지난 4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에서는 "경기가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었다.

그러나 이번 전망에서는 "급속한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로 바뀌었다.

더 나아가 "이같은 경기상승이 지속될 경우 내년 이후의 인플레 압력과
경기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KDI가 이처럼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다.

우선 이번에 발표한 전망치조차도 스스로 "보수적"이라 평할 만큼 경기가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더욱이 그 속도는 하반기에 더 빨라질 전망이다.

문제는 과거의 경험상 급속한 경기상승 이후에는 급속한 경기하강이 발생
한다는 사실이다.

<> 점점 빨라지는 성장속도 =KDI 전망에 따르면 하반기의 경제성장률은
8.3%로 상반기(6.6%)보다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민간소비,설비투자 등 내수부문의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있고 수출도 안정적
성장세다.

특히 지난 5월의 경기선행지수는 16.8%나 상승,3저 호황때를 능가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이같은 전망치도 KDI 연구원들의 속어로 "마사지(massage)"한
수치다.

KDI는 이번에 상향조정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하반기중
구조조정이 가속화된다는 전제하에 보수적으로 전망했다"(김준경 연구위원)
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이 지체되면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KDI가 회귀분석 모델을 돌려 뽑은 1차 결과치는 이번에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KDI 관계자는 "1차 결과에서는 2분기 성장률이 10% 안팎, 연간 성장률은
8%를 웃도는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KDI는 1차 결과치를 토대로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 성장속도가 다소
떨어진다"(김 연구위원)는 점을 감안해 수치를 다소 낮춘 것이다.

<> 살아나는 설비투자 =부문별 전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반기중
설비투자가 약 30%나 증가할 것이라는 부분이다.

KDI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저금리,원달러 환율 안정에 따른 투자
비용 하락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 전망대로라면 기업들의 투자의욕도 IMF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 기업현장의 감각과는 괴리감이 있는 전망이라는 지적도 있다.

거시지표중 경기회복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부문은 경상수지다.

수출둔화와 수입의 급속한 확대에 따라 흑자규모가 1백96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4백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낙관적 전망이라는 견해도 있다.

국제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원화절상으로 수입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는 0.9%의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됐다.

아직도 디플레 갭(총공급능력이 총수요를 웃도는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간의 시차효과를 감안할 때 내년 이후에는
인플레 압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 경제내부의 불안요인은 상존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기업 및 금융기관들
의 실질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과잉설비 해소는 미흡하다는게 KDI의 인식이다.

일부 기업들은 과거의 과다차입과 투자실패 등으로 인해 여전히 "잠재적
부실상태"에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KDI는 "이들 부실기업들이 계속 시장에 남아 자금수요를 유발하고
덤핑을 자행함에 따라 건전기업마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부문의 경우에도 아직 부실채권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
부도상태의 기업에 나간 "잠재적 부실채권"이 상당규모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같은 잠재적 부실로 인해 기업.금융기관의 장부상 자산가치가
실제가치에 비해 과대포장된 상태에서 급속한 경기상승이 지속될 경우
자산시장에 거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외부충격에 의해 경기가 급락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경험상으로도 80년대 후반의 3저호황과 90년대 중반의 경기변동과정
에서 이런 양태가 나타난 바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