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결제. 이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현대인에게 신용카드는 현금보다 더 중요한 결제수단이다.

지갑에 신용카드 1~2장쯤 꽂혀있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나 불편한 점이 있다.

단말기가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 밖에선 쓸 수가 없다.

97년 2월 설립된 벤처기업인 이프컴(대표 현은정.34. www.iffcom.co.kr)이
이런 고정관념을 뒤집어버렸다.

국내 최초로 휴대용 무선 신용카드결제 단말기를 개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신제품 "에어체크"로 단 두 달동안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설립 후 2년 동안 벌어들인 돈의 3배가 넘는 액수다.

현 사장은 에어체크만으로 올해 1백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이 제품은 전화선 없이 PCS통신망으로 모든 작업이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물건을 살 때 사용하는 신용카드 직불카드 IC카드를 모두 무선으로 결제할
수 있다.

게다가 자동이체(DDC) 등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기존 유선 신용카드 조회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방문판매직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택배.운송업자 혹은 영업사원 등
"이동"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김승환 영업이사는 "IMF이후 카드 사용 고객이 급격히 많아졌다"며 "카드
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상당한 매출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에어체크를 사용해 하루 20만~30만원의 추가매출을 올리고 있는
도미노피자(여의도점)가 대표적인 예다.

이 제품의 무게는 약 1kg.

유선 신용카드 조회기의 6분의 1 밖에 안된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배터리의 무게도 최대한 가볍게 했다.

현 사장은 "카드결제기용 프린터로 도트기종을 많이 사용하는데 최소 24볼트
(약 8백g)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했다"며 "에어체크는 7.2볼트(약 2백g)용량의
배터리로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초절전형 회로설계 덕분에 배터리 용량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

한 번 충전하면 카드전표(영수증)를 2백장 이상 찍어낼 수 있다.

또 유선 조회기는 건당 55원의 통화료가 드는 반면 에어체크는 15원이면
된다.

지난해 10월 제품 개발과 동시에 3년동안 LG텔레콤에 독점 공급키로
계약했다.

신제품 개발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핵심부품을 만들어놓고도 금형을 뜰 돈이 없어 완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순전히 "돈"을 마련하기 위해 무선금융전광판 "인포보드"를 제작, 외환은행
에 납품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에어체크 개발이 6개월 가량 미뤄졌다.

다행히 중소기업진흥공단과 LG창업투자(www.lginvest.co.kr)에서 12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가까스로 고비를 넘겼다.

경희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현 사장은 연세대 산업대학원에서 산업정보학을
전공했다.

산업기술정보원과 한국 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에서 15년간 일하면서 전문
정보검색사의 길을 걸었다.

지금의 사업과는 상당기간 동떨어져 있었던 셈이다.

그가 회사를 차린 것은 94년말.

처음엔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정보통신의 발전방향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뀌는 추세를 보고 새
영역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었다.

고등학교 후배인 김승환 이사와 대학교 후배인 양형기 이사도 뜻을 같이
했다.

양 이사는 10여년동안 전자업계에서 금융단말기 개발을 담당했다.

현 사장은 현재 유선통신에 의존하는 기존 서비스를 점차 무선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교통법규 위반스티커 자동발매기와 휴대용 물류단말기, 휴대폰 분실방지
및 무선착신 감지기 등이 앞으로 선보일 아이템들이다.

또 오는 11월 이프컴을 코스닥에 등록시킬 예정이다.

(02)558-0074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