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대 그룹은 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가 좋아졌지만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0대그룹은 1천원어치를 팔아 30원을 적자보는 장사를 했다.

6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30대 주채무계열(은행여신 2천5백억원이상 계열)
의 재무상황 분석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이들 기업의 부채비율은 3백69.1%
(재평가적립금 포함)로 97년말에 비해 1백33.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총부채가 3백42조6천억원으로 전년말대비 1.0% 늘어난 반면 자기자본은
유상증자와 자산재평가 등을 통해 1년사이 37.5% 증가한 92조8천억원에
달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자산재평가적립금을 제외할 경우 부채비율은 4백75%에 달해 전년말
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 부채비율은 동국제강 1백98.8%로 가장 낮고 다음으로 SK 2백49.8%,
삼성 2백52.1%, 동부 2백67.5% 등의 순이었다.

매출액은 4백12조9천억원으로 97년보다 5.0%가 증가했다.

금융비용은 32조7천억원으로 69.1% 급증했다.

금리가 오르고 빚이 늘었기 때문이다.

당기순손실은 12조2천억원으로 전년의 1조9천억원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5대 계열은 매출액이 3백18조원으로 12.7%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익은 전년의 4천억원 흑자에서 9천억원 적자로 반전됐다.

6대이하그룹뿐 아니라 5대그룹도 손해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

이에 따라 30대 주채무계열의 총자산순이익률은 2.8%, 매출액순이익률은
3.0%로 전년보다 각각 2.3%포인트와 2.5%포인트가 하락했다.

특히 금융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영업이익면에서 성적이 나빠졌다.

30대그룹은 1천원어치를 팔아 47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자 등을 내고
나면 30원을 적자보는 장사를 했다.

이는 1천원어치를 팔아 68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5원을 적자본 지난 97년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음을 뜻한다.

30대그룹은 1천원어치를 팔아 79원을 이자내는데 썼다.

이자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세전순이익과 금융비용을 더한
금액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은 5대그룹이 1.01, 6~30대그룹이 0.02에
불과해 수익성이 이자도 제대로 낼 수 없는 수준임이 드러났다.

특히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하는 12개계열과 사적화의를 진행중인
1개(해태) 계열의 경우 이자보상비율은 마이너스 1.12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자를 많이 한 것을 제외하고는 좋아진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