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금 현황및 운용실태 =기금은 특정목적을 위해 자금을 운용할 필요가
있을 경우 설치된다.

기금재원은 정부출연금이나 각종 국민부담금으로 조달된다.

공연장이나 야구장에 들어갈 때 입장료에 문화체육기금과 체육진흥기금이
붙는 식이다.

현재 기금 수는 모두 75개.

종류로는 공공기금과 기타기금이 각각 37개와 38개다.

올해 기금 조성규모는 공공기금 1백93조2천억원, 기타기금 84조3천억원 등
모두 2백77조6천억원에 이른다.

정부의 올해 재정규모(87조원)의 3배를 웃도는 액수다.

여기에 들어가는 정부 지원액은 올한해 2조9천5백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방만한 운영으로 기금 적자규모가 확대되면서 나라살림의 건전성까지
위협하는 수위에 달했다.

올해 GDP(국내총생산)의 5.2%에 해당하는 통합재정수지 적자중 2.1%포인트
가 기금적자에 기인하고 있다.

기금들은 대규모 부실속에서 "문어발식 경영"을 펼쳤다.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기금만 해도 3개에 달한다.

문화예술진흥원이 관리하는 문화예술진흥기금과 보훈처의 보훈기금은 각각
경기도 광주군과 용인군에 36홀짜리 회원제 골프장인 "뉴서울 골프장"과
"88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공무원연금기금)도 충남 천안 리조트 안에 18홀짜리
퍼블릭 코스를 소유하고 있다.

핵심사업 이외에 돈을 퍼붇는 경우도 많았다.

교통안전기금을 운용하는 교통안전공단은 설비투자에만 2백억원이 넘게
드는 "리빙 케이블 TV사업"에 뛰어들어 지금껏 2백94억원의 누적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국민체육진흥기금)도 "스포츠 TV"에 5백16억원을 출자
했으나 누적적자액은 3백76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한 기금운영 기관은 20년 근속자에게 6억원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도로교통안전협회기금을 운영하는 도로교통안전협회는 경찰 퇴직자들의
모임체란 지적을 받는 곳이다.

<> 문제점 =정부는 이날 현재 75개인 기금 수를 55개로 축소키로 하는 등
기금대수술 방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지만 향후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갈 경우 부처나 관련단체들의 저항은 불을 보듯 뻔하다.

황성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제도 개선은 필연적으로 기금
운용단체들의 경영혁신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금제도 개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